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정치  >  국회·정당·정책

[연소득 7,000만원에 엇갈린 디딤돌대출] 외벌이 신혼엔 '대출선물'…맞벌이 부부엔 '희망고문'

소득 수준 역차별 논란 커지자
김현아 대출 기준 철폐 법안 발의
취득세 50% 감면 혜택 연장도

[연소득 7,000만원에 엇갈린 디딤돌대출] 외벌이 신혼엔 '대출선물'…맞벌이 부부엔 '희망고문'

# 오는 6월 결혼을 앞둔 최성호(33·가명)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네 살 연하의 예비신부와 미래를 설계할 집을 매입하고자 정책상품인 디딤돌대출을 알아봤으나 이용할 수 없어서다. 디딤돌대출은 정책상품이다 보니 금리가 가장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사내 커플로 각각 5년씩 근무한 두 사람의 연봉이 7,000만원을 웃도는 탓에 디딤돌 대출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신혼부부를 위한 디딤돌대출의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추진된다. 핵심은 신혼부부가 연 소득에 상관없이 주택도시기금의 ‘아파트 매입자금대출(디딤돌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주요 내용은 디딤돌대출의 신혼부부 소득 수준 제한을 없애는 것이다. 현재 신혼부부가 디딤돌대출을 받으려면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외벌이 5,000만원)’여야 한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의 경우 부부 합산 연간 소득이 7,000만원 이상인 경우가 많아 연 소득 기준이 오히려 ‘역차별’만 초래한다는 지적이 그간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김 의원실이 ‘2017년 신혼부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맞벌이 신혼부부 열 쌍 가운데 네 쌍은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최대 2억2,000만원 한도, 최저 1.2% 금리’라는 디딤돌 대출의 혜택이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올해 말 끝나는 신혼부부 주택 취득세 50% 감면 혜택을 3년 연장하는 방안도 담겼다. 또 현재 ‘취득 당시 가액 3억원 이하(수도권 4억원 이하)·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으로 한정하고 있는 디딤돌대출 적용대상 주택 요건을 ‘취득 당시 가액에 상관없이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김 의원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현 정부의 신혼부부 주거지원 정책은 신혼부부에게 오히려 절망만 안겨주는 ‘희망고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맞벌이 43%가 소득제한 걸려 ... “대출 받으려면 직장 그만둬야”>



# 예비 신혼부부인 이모씨는 대출 상품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예비 아내와 이씨는 현재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다. 문제는 정책 상품인 디딤돌 대출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책 상품이다 보니 금리가 가장 저렴하다. 두 사람의 연봉이 디딤돌 대출에서 정하고 있는 7,000만원(맞벌이 기준)의 소득 제한 규정을 웃돌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은행권과 정부 등에 문의했지만 소득 기준을 넘어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받았다.

이씨는 “막상 겪고 나니 신혼부부를 위해 만들었다는 디딤돌 대출이 오히려 역차별만 만든다는 생각마저 든다”며 “그동안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는데 남은 건 국가가 주는 신혼부부 혜택조차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연소득 7,000만원에 엇갈린 디딤돌대출] 외벌이 신혼엔 '대출선물'…맞벌이 부부엔 '희망고문'

이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맞벌이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는 배경에는 현실성 없는 현 정부의 신혼부부 주거지원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현 정부는 지금까지 결혼 장려는 물론 신혼부부 주거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소득 수준, 맞벌이 일상화 등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에 오히려 ‘역차별’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많다.

대표적인 게 디딤돌 대출의 소득 제한 규정이다. 디딤돌 대출은 무주택 세대주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마련된 상품이다. 특히 주요 대상이 신혼부부(5년 이내 신혼가구)다. 신혼부부가 최초 주택을 매입하거나 다자녀 부부가 집을 살 경우 최대 2억2,000만원 한도에서 최저 1.2%의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정책 상품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만 가능하다.

새 집 마련에 나서는 신혼부부나 자녀가 많은 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낮은 금리로 목돈을 빌려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라는 조건 탓에 신혼부부 사이에서는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많다.

맞벌이가 결혼의 이른바 ‘필요충분조건’으로 자리 잡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디딤돌 대출의 소득 수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청원이 적지 않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디딤돌 대출 연 소득 기준 7,000만원 이하는 사실상 웬만한 맞벌이 부부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며 “이런 점 때문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디.

실제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2017년 신혼부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신혼부부 110만3,300쌍 가운데 맞벌이 부부(49만4,900쌍)의 평균 소득은 7,199만원에 달한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43.6%가 연 소득이 7,000만원을 웃돈다. 이에 반해 연 소득 7,000만원 이상은 전체 외벌이 부부 중 11.1%에 불과하다. 외벌이 부부도 디딤돌 대출 소득 제한 규정(5,000만원 이하)을 적용하면 10쌍 가운데 3쌍이 금리 혜택 대상이 아니다. 디딤돌 대출의 혜택이 맞벌이 부부의 40%, 외벌이 부부의 30%에게는 남의 얘기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 신혼부부 디딤돌 대출 비율도 전체에서 미미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전체 디딤돌 대출 건수는 9만4,000건에 달한다. 하지만 신혼부부 대출 건은 전체의 7%에 불과한 6,699건에 불과하다. 2016년에도 신혼부부의 디딤돌 대출 건수는 전체(8만6,967건)의 3%(3,423건)에 그쳤다.

게다가 현 정부의 주거지원 정책으로는 신혼부부가 강남·서초·용산 등 이른바 ‘부촌(富村)’은 꿈도 꾸기 힘들다. 이 지역의 경우 공시지가 4억원(시가 5억~6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지 않은데다 디딤돌 대출을 받지 못한 경우 높은 이자 부담마저 감당해야 해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서초·용산구의 공시지가 4억원 이상 아파트 비율은 82~88%에 이른다. 반면 4억원 미만은 10% 수준이다. 4억원 미만 아파트 비율이 높은 곳은 노원구(96%), 도봉구(95%), 금천구(93%), 구로구(91%) 등이었다.

김 의원은 “통상 맞벌이 부부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의 조건을 맞추려면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 좋게 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서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실제 매입할 수 있는 주택은 한정적”이라며 “디딤돌 대출이 5억원으로 제한돼 있는 등 탓에 현실적으로 공시가격 4억원 미만의 주택만 대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러모로 신혼부부에게는 좋은 주거환경을 가진 곳에 집을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