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세를 지속해 올해 70% 이상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3월 돼지고기 가격은 1㎏당 19.48위안(약 3,300원)으로 전월보다 6.3%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6% 상승한 수준이다.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올해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 노무라은행은 내년 1월 기준으로 ㎏당 33위안까지 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보다 70% 가까이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농업농촌부의 한 관계자는 “지속적인 공급 하락과 명절기간의 수요 증가로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가 많은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중국 정부는 미국과 유럽산 고기 수입을 확대해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값 치솟는 이유는
세계최대 돼지고기 소비국 中
작년 阿돼지열병 발병 여파
비육돈 재고·사육량 20%↓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여파로 돼지 사육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ASF는 치사율 100%인 바이러스 출혈성 돼지 전염병으로, 구제역과 달리 예방 백신이 없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8월 첫 발병 이후 올 3월까지 114건의 ASF가 발생해 총 95만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국의 비육돈 재고량과 사육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2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최대 감소폭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에서 최대 2억마리의 돼지가 폐사 또는 살처분될 수 있다고 전했다.
ASF의 여파로 돼지고기 공급이 급감하자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 정부는 미국산 가금류 수입 금지를 해제하고 축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아이오와대 농업 경제학자인 더멋 아예스는 “이번 사태로 중국은 내년에 미국산 돼지고기를 400만~600만톤 수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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