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북한이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 조건으로 200만달러(한화 약 23억원)의 청구서를 미국 측에 제시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지난 2017년 혼수상태였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당시 병원 치료비 명목의 200만달러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WP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웜비어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미국 당국자가 돈을 지불한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고집하면서 이러한 청구서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웜비어는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지난 2016년 1월 관광차 북한에 방문했다. 평양에 머물던 그는 호텔에서 정치선전 현수막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징역·중노동에 처하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1년 뒤인 지난 2017년 6월 13일 석방돼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엿새 후 사망했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당시 미국 측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받고 병원비 지급 합의서에 서명을 해줬다”며 “북한이 공격적 전술로 잘 알려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나게 뻔뻔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인질 석방 때마다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
이 때문에 만약 병원비 청구 등이 사실로 알려지면 몸값 지불 논란이 예상된다.
WP는 “웜비어 석방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조셉 윤 당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는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해 북한 측의 청구서 요구를 전달했다”며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 둘은 윤 수석대표에게 서류에 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청구서는 미국 재무부로 보내졌고 2017년 말까지는 미지급 상태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 이후 이 돈을 지불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의 세라 샌더스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인질 협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그랬기 때문에 이 행정부 들어 인질 협상이 성공적이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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