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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판문점선언 1년] "북미정상 톱다운 협상 중요...한미공조로 북미 대화 불씨 살려야"

■ 서경펠로 제언

북미 입장차 크지만 협상 의지

진전 없더라도 서두르지 말고

테이블로 유도 주도적 역할을





4·27 판문점 선언이 1주년을 맞았지만 ‘실질적 비핵화’는 아직 요원하다는 평가다. 특히 북한과 미국 사이의 의견 차만 확인하는데 그친 ‘하노이 노딜 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됐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협상에서 북미 정상 간 톱다운 대화가 중요한 돌파구가 됐던 만큼 미국과의 공조를 이어감으로써 대화의 불씨를 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북미 대화의 틀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은 북미 정상간 대화가 비핵화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이번 북러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기존의 북미간 직접 대화 방식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비핵화 협상에서는 북미 대화가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미국과의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긴 힘들겠지만 대화의 불씨가 아예 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과 미국의 입장 차가 크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북한과 미국 모두 협상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변국들이 노력해서 협상의 동력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우리가 우리의 안(案)을 가지고 북한과 미국이 어떤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양측을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는 역할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며 “양측이 대화에 나서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게끔 방법론은 물론이고 비핵화 해법까지 한국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남북회담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박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지난 시정연설에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나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는 문 대통령이 북한과 명확히 한 편이 돼서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 접근 방식을 미국에 설득해달라는 얘기”라며 “남북대화가 시작되려면 김 위원장이 밝힌 한국의 ‘전향적인 입장’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남북 대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에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박 교수는 “협상은 밀고 당기기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당기기만 하고 있다”며 “좀 더 시간을 갖고 조바심 내지 않으면서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윤·방진혁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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