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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니탓내탓 2회]민주화의 수치로 전락한 아웅산 수지

  • 김상용 기자
  • 2019-05-18 08:08:35
  • 기획·연재
국제 사회의 규탄 대상으로 부상한 미얀마의 로힝야족 박해(Rohingya persecution in Myanmar)사건의 방조와 은닉 배후로 민주화의 영웅인 아웅산 수지(76세) 여사가 지목되고 있다.

[글로벌 니탓내탓 1회]미얀마의 소수민족, 로힝야족

미얀마 정부의 국가 고문인 아웅산 수지는 사실상 미얀마 정부의 실세로, 그녀의 측근인 미얀마 대통령 뿐만 아니라 정부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거머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미얀마의 민주화 영웅이었고 유엔 평화상까지 수상할 정도로 민주화에 헌신한 아웅산 수지가 지금은 전 세계의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런 그녀가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한·메콩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를 통해 아웅산 수지가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하다 체포된 2명의 로이터 통신 소속 기자들의 석방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보도하면서 전 세계적인 독재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한때 미얀마의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나 평범한 가정 주부로 살던 아웅산 수지가 미얀마와 전 세계 민주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후 전 세계 독재의 아이콘으로 전락한 배경에는 바로 권력 유지를 위한 것으로 지적된다.

◇독재에 맞선 아웅산 수지=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이끌어내고 미얀마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아웅산 장군의 딸 아웅산 수지. 아웅산 수지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한 뒤 영국인 학자와 결혼해 영국에 살고 있는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에 불과했다. 암살로 생을 마감한 아웅산 장군의 딸인 아웅산 수지는 어머니의 간병을 위해 1998년 잠시 미얀마에 입국했다. 그래 8월 8일 8시. 이른바 8888항쟁이라고 일컬어지는 군부독재에 대한 시민들의 시위에 아웅산 수지는 군중들을 향해 민주화를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아웅산 장군의 영국 독립이 아웅산 수지의 연설에 오버랩되면서 미얀마 국민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웅산 수지는 민주민족동맹(NLD)를 이끌고 군부는 결국 총선을 실시해 NLD에게 패했다. 하지만 군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공포정치를 감행하면서 아웅산 수지에 대해 가택 연금을 실시한다. 결국 1991년 민주화를 위한 아웅산 수지의 노고에 노벨평화상이 주어졌다.

[글로벌 니탓내탓 2회]민주화의 수치로 전락한 아웅산 수지
가택 연금 상태의 아웅산 수지가 자신의 집 앞에 몰려든 국민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샤프란 혁명의 개시=미얀마의 군사정권은 지난 2007년 8월 15일 대대적인 연료 가격 인상을 감행했다. 사전 예고없이 8월 15일을 기해 천연가스 가격은 500%, 경우 200%, 휘발유 67% 인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휘발류 등에 대해 각종 세금이 부과된 것을 감안하면 미얀마의 연료 가격 인상은 조세 확보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 군사정부인 만큼 세금도 불투명하게 사용되고 비자금으로 축적될 것이라는 미얀마 국민의 의심은 더해간다. 군사정권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연료 가격 인상은 국민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결국 거리로 나선 시민과 학생이 시위를 벌인 뒤 승려까지 합세하게 된 것이다. 미얀마 국민의 대다수가 불교를 믿는 상황에서 승려는 단순히 승려가 아닌 국민적인 존경을 받는 대상이다. 따라서 승려마저 거리로 나서 연료 가격 인상은 물론 군사정권 타도를 외치자 미얀마의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세계 언론은 미얀마 국민의 분노와 시위, 시위 참여로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승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 언론은 샤프란색(연노란색) 승복을 입은 승려들이 참여한 시위를 ‘샤프란 혁명’이라 부르면서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글로벌 니탓내탓 2회]민주화의 수치로 전락한 아웅산 수지
샤프란 혁명 당시 길거리로 나선 승려들./사진제공=연합뉴스

◇미얀마의 봄=샤프란 혁명 이후 군부정권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영국 국적을 보유한 아웅산 수지를 의식해 “직계 가족이나 배우자가 외국인일 경우 미얀마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아웅산 수지의 사망한 남편이 영국 국적 소유자인 점을 감안하고 자녀들 역시 영국 국적인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후 2015년에 실시된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가 이끌고 있던 NLD가 승리를 거두고 대신 그녀의 측근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결국 아웅산 수지는 국가자문역 겸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됐지만 사실상 대통령을 좌지우지하는 실질적인 권력자다.

아웅산 수지가 대통령이 된 후 미얀마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그녀는 독재 이미지를 쌓으면서 국민의 바람과 동떨어진 정책을 펼치며 서서히 국민들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아웅산 수지는 결국 국민들의 표를 잡기 위해 로힝야족에 대한 암묵적이고 대대적인 탄압 정책으로 맞서게 된다.

[글로벌 니탓내탓 2회]민주화의 수치로 전락한 아웅산 수지
지난 2012년 노르웨이에서 노벨평화상을 직접 수상하면서 소감을 전하는 아웅산 수지./사진제공=연합뉴스

◇국제적 관심 고조=로힝야족에 대한 학살이 자행되면서 로힝야족의 반격도 이뤄졌다. 로힝야족의 반군 단체인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는 지난 해 8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동족 보호라는 명분을 내걸고 대(對)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 등을 급습하기 시작했다. 미얀마군과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두 민족간의 싸움이 격화되면서 압도적인 병력과 무기로 무장한 미얀마 정부군은 로힝야족에 대한 소탕작전은 성공을 거두게 된다. 결국 실패로 끝난 로힝야족의 반격은 수천명의 죽음과 70만명이 넘는 난민이 인근의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는 일로 이어졌다.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자 UN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UN 진상조사단은 지난 해 8월 최종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군부가 인종청소 의도를 품고 대량학살과 집단성폭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등 미얀마 정부군 장성 6명을 국제법에 따라 중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UN 인권이사회(UNHRC)는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과 잔혹 행위 등을 조사하고 처벌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패널 구성 결의안을 마련해 표결해 부쳐 가결했다.

◇아웅산 수지, 민주화의 수치(Shame)로 전락=아웅산 수지에 대한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로 인해 전 세계가 수지 여사에 등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5·18 기념재단도 지난 해 12월 아웅산 수지에게 수여한 ‘광주 인권상’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이면서도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와 유혈사태를 묵인하고 방조해 ‘광주 인권상’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국제앰네스티도 지난 해 11월 비슷한 이유로 아웅산 수지에게 수여한 인권상을 박탈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2009년 아웅산 수지가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있을 때 최고 권위의 인권상인 ‘양심 대사상(Ambassador of Conscience Award)를 수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을 통해 “오늘날 당신이 더는 희망과 용기, 그리고 인권 보호를 상징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웅산 수지에 대한 주요 상 박탈 일지

시기 내용

2017년 11월 영국 옥스퍼드시 명예시민권 박탈 발표

12월 아일랜드 더블린 명예시민권 철회

2018년 3월 미국 홀로코스트 추모 박물관 ‘엘리 위젤상’ 취소

8월 영국 에든버러시 에든버러 자유상·명예시민권 박탈

10월 캐나다 상원 명예시민권 박탈

11월 국제앰네스티 ‘양심대사상’ 박탈

12월 프랑스 파리 명예시민 박탈

5·18 기념재단 광주인권상 철회

2018년 8월 노벨위원회, “1991년 수여한 노벨 평화상은 철회하지 않는다

다만 노벨위원회는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벨위원회가 인종 청소를 묵인하고 방조한 미얀마 정부의 실권자 아웅산에 대한 노벨평화상 취소 여론이 형성된 데 대한 입장이다. 노벨위원회는 이와 관련, “노벨상은 물리학상이든, 문학상이든, 평화상이든 과거에 상을 받을 만한 노력과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어진다”면서 “아웅산 수지는 노벨평화상을 받은 지난 1991년까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워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따라서 1991년 아웅산 수지에게 수여한 노벨 평화상을 철회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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