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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임시공휴일, 이대로 좋은가

김상용 건설부동산부장





우리나라가 올해 1분기에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경제전망(WEO·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지난해(1조 8697억 달러)보다 소폭 줄어든 1조 7903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GDP 규모 면에서 스페인에 따라잡히면서 13위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IMF는 올해 4월 보고서에서도 우리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1%포인트 하향 조정한 1%로 전망했다. 심지어 한국은행(0.8%), 현대경제연구원(0.7%) 등 국내 기관은 0%대의 성장률을 점치고 있을 정도다.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공휴일 지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과거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움츠러든 내수를 북돋우기 위해 금요일인 2015년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우리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벌써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10월 공휴일을 추가 지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10월 연휴는 3일 개천절(금요일)과 4일(토요일), 추석 연휴인 5~7일(일~화요일), 대체공휴일인 8일(수요일), 한글날인 9일(목요일)까지 이어진다. 금요일인 10월 10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주말을 포함해 전체 10일간의 연휴가 가능해진다. 임시공휴일 지정 기대감의 배경이다.



하지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임시공휴일 지정의 효과는 의문이다. 바로 연휴 기간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관광객들 때문이다. 연휴 기간 국내에서 소비와 지출을 늘리는 대신 해외로 빠져나가 지출하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임시공휴일의 내수 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올해 월요일인 1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설 연휴가 3일에서 6일로 늘어났지만 해외 관광객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임시공휴일 효과로 1월 해외 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7.3%나 증가한 297만 명을 넘어섰다. 1월 한 달 동안의 해외 관광객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면 1월 한 달간 국내 관광에 지출한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한 3조 원으로 집계됐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효과는 기대와 다르게 나타난 셈이다.

그렇다면 연휴 기간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여행객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막을 수 없다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라도 찾아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이 공항 이용료 인상이다. 우리나라의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서 항공기를 타고 해외로 이동할 경우 1만 7000원의 이용료가 붙는다. 공항 이용료는 항공권에 이미 포함돼 소비자들에게 부과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공항 이용료가 턱없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 1월 8년 만에 3000원을 인상한 후 그해 11월 또다시 5000원을 올려 현재의 1만 7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20년이 넘는 동안 단 한 차례의 인상도 없었다. 영국 히스로공항의 경우 국제선 공항 이용료가 8만 4000원에 달한다. 프랑스는 4만 원이다. 우리와 1인당 명목 GDP가 비슷한 일본은 2만 8000원, 대만은 6만 8000원이다. 심지어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못한 베트남도 3만 2000원의 공항 이용료를 부과할 정도다.

공항 이용료는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의 활주로 유지 보수와 안전시설 자금으로 활용된다. 간접적으로 해외로 나가는 항공료 인상으로 이어져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 수요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들에게도 동일하게 인상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미 올 1분기 관광 수지 적자는 33억 달러를 기록해 2019년의 22억 3000만 달러 적자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이제는 정부가 경기가 둔화할 때마다 나오는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해 면밀한 검토에 나서야 할 때다. 아울러 당초 취지에 걸맞은 성과를 얻었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수출과 생산은 물론 내수에까지 부정적인 영향만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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