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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외교안보정책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불똥이 우리나라에까지 튀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반(反) 화웨이 전선 동참 요청을 받은 터라 정부로서는 이만저만한 고민이 아닌 상황이다. 특히 31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로부터 “자기 편에 서달라”는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중국의 의중을 타진할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달 방한까지 무산됐으니 정부가 느끼는 압박감은 더 커지게 생겼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 같은 미중 갈등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금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통상전쟁 단계를 지나 통화전쟁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여기에다 북한 비핵화 해법을 두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더군다나 양국은 세계 질서 주도권을 둘러싸고 힘 겨루기를 하는 상황이어서 양국 간 충돌이 단시일 내 끝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정책이다. 미중 양국으로부터 지지 요청을 받은 우리 정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이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미중 모두로부터 외면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한국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남북대화를 강조하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외교안보 면에서 중국이 한국을 무시하는 것은 일상화된 지 오래다. 양국 갈등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태도는 자칫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물론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 어느 한쪽 편을 들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양국의 눈치만 보며 좌고우면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냉철한 분석을 통해 사안별로 분명한 대응원칙을 세워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을 적극 설득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전략적 모호성은 문제만 키울 뿐이라는 것을 2년 전 사드 사태 때 이미 경험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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