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화력발전소 배기가스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 새 기후변화 정책을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앤드루 휠러 미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력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적정청정에너지법(ACE) 규정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에 수립한 ‘청정전력계획(CPP)’를 폐기하고 이를 대체할 ACE를 지난해 발표했다. 이는 주(州) 정부가 자율적으로 발전소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규정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새 규정은 이에 더해 정부가 특정 회사에 석탄원료를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바꾸도록 강요하지 않도록 하는 등 업계의 자율성을 한층 강화했다.
■세계적 추세 역행 이유는
트럼프, 美 ‘광산업 부흥’ 의지
내년 대선 앞두고 업계에 구애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ACE 규제를 완화하고 나선 것은 2020 대선을 앞두고 미 광산 업계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광부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석탄 산업의 부활’을 약속해 민주당의 표밭이던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유권자 68%의 지지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을 위해 이번에도 ‘규제 완화’ 카드를 앞세워 광산업 종사자의 표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전력 생산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48%에서 올해는 24%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탄광 노동자 수는 지난달 5만2,800명으로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에 비해 1,800명가량 증가했지만 2009년 1월의 8만6,200명에 비하면 여전히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미 에너지정책 비영리단체인 ‘깨끗한 공기 대책위원회(CATF)’의 콘래드 슈나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은 탄소 배출 감소보다는 석탄 산업 부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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