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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격포 조준서 발사까지 全자동화...빠르고 정확한 '잽' 날린다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95>신형 120㎜ 박격포 개발 완료
장갑차에 탑재해 전자기기로 표적 추적
4.2인치보다 구경 커 사거리·화력 월등
OECD 유일 구형 박격포 사용 오명 벗어
보병부대 전투력 강화하는 선순환 효과도
내년부터 양산...신형박격포 보유 세계6위

박격포 조준서 발사까지 全자동화...빠르고 정확한 '잽' 날린다
신형 120mm 박격포와 함께 개발된 사격지휘차량. 좌표는 물론 풍향과 풍속 등 기후 여건까지 고려해 정확한 사격제원을 순식간에 산출해 각 포대에 내려주는 역할을 맡는다. 다른 부대나 상위 부대와 전술 정보를 공유하는 기능도 갖춰, 벌써부터 이들 시스템에 대한 수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사진제공=한화디펜스

육군 기계화부대의 화력이 훨씬 강해진다. 신형 120㎜ 박격포의 개발이 완료돼 이르면 오는 2021년부터 실전 배치된다. 신형 120㎜ 박격포는 기계화부대뿐 아니라 야전 보병부대 전체의 전투력을 배증시키는 선순환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사격 절차의 전자동화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확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용 4.2인치(107㎜) 박격포보다 구경도 커 동일한 고폭탄이라도 늘어난 사거리와 살상반경을 자랑한다. 육군은 이로써 수 십년의 숙원도 풀었다. 신형 120㎜ 박격포의 소요제기는 지난 2011년, 본격 개발 착수는 2014년이지만 도입 필요성이 거론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반세기를 끌어온 사업이 가시거리에 들어온 셈이다. 한국 육군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구형 박격포만 사용하는 군대라는 오명도 벗게 됐다.

◇신형 박격포 개발 완료, 내년부터 양산=한국군이 보유한 박격포 가운데 가장 대구경인 4.2인치 박격포는 두 가지다. M 30과 KM 30이다. M30은 미군이 2차 세계대전기인 1942년 개발한 M2 박격포의 소폭 개량형으로 1951년 첫선을 보였다. KM 30은 1980년부터 기아기공(현대위아)이 M 30을 국산화한 모델이다. 한국은 60㎜와 81㎜ 박격포를 국산화하면서 무게를 줄이고 사거리를 늘리는 개량을 거쳤지만 KM 30 4.2인치 박격포는 원형인 미국제 M 30 박격포와 큰 차이가 없다. 어차피 차량 운반용이어서 경량화 등의 성능 개량의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점이다. 서방 선진국은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4.2인치 박격포 대신 공산권의 기준이던 120㎜로 눈을 돌렸다. 구경 차이는 불과 3㎜지만 후자가 더욱 강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4.2인치 박격포는 포신 내부에 홈이 새겨진 강선(腔線)포여서 탄착의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높아도 연사속도가 떨어지고 각종 신형 스마트탄을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분명했다. 미 육군이 1991년 4.2인치 대신 120㎜로 교체한 것을 비롯, 대부분의 서방 국가는 1990년대에 이미 박격포를 신형 120㎜로 바꿨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벗어나 있었다. 생각은 간절했으나 박격포 자체는 물론 보유 포탄이 많기 때문이다. 2012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한국 육군 보유 4.2인치 박격포만 1,840문. 포탄 재고는 250만여발이나 쌓여 있었다. 해마다 9,000~1만발을 훈련용으로 소진해도 282년치 물량에 해당된다. 군은 결국 막대한 물량의 기존 박격포와 재고 포탄을 감안해 계속 사용하되 기계화부대만큼은 120㎜ 박격포로 바꾼다는 단안을 내렸다. 한정된 예산으로 주어진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차선의 대안책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120㎜ 박격포는 개발에 착수한 2014년 3월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개발 일정을 마쳤다. 성능은 세계 최일류급으로 알려졌다.

◇무엇이 바뀌나=표적 획득부터 방열, 고각 및 방위각 계산과 조준·장전·발사가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 관측 장교를 포함한 관측반이 전자화한 기기를 사용해 표적의 좌표를 불러주면 사격지휘차량은 1대씩 120㎜ 박격포를 탑재한 각 단차에 사격 정보을 알려준다. 사격 제원을 받은 박격포 운용병이 버튼을 누르면 사람의 손이 필요없이 포가 자동적으로 표적을 향한다. 장갑차에 탑재했기에 포판 고정을 위해 땅을 팔 필요도 없다. 불러준 좌표를 입력하고 단추를 누르면 조준에서 발사까지 전자동으로 진행된다.

아직도 보병연대 직할로 운영되던 기존 4.2인치 박격포의 경우 초탄에 명중탄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트럭 탑재 이동과 하차와 포판 고정을 위해 땅을 깊게 파고 수동과 무전으로 사격 정보를 전달하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어렵사리 발사한 초탄도 빗나가기 일쑤다. 사격 제원 수정을 거쳐 재사격을 실시, 3~5번째부터 명중탄이 나오면 사격훈련이 성공한 것으로 간주된다. 신형 120㎜ 박격포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초탄부터 명중탄이 나와야 정상이다. 명중률과 신뢰도 측면에서 신형 박격포의 전력 지수는 이전의 3~5배에 이른다.

◇‘보병 속의 포병’ 세 가지 방향으로 변화=군은 신형 120㎜ 박격포 배치는 다른 두 가지 사안과 동시적으로 진행된다. 첫째, 신형 120㎜ 박격포는 기계화보병대대에 들어간다. K-200A1장갑차에 4.2인치 박격포를 탑재한 K-242 자주박격포가 1차 교체 대상이다. 기존 K-242 자주박격포에 탑재됐던 4.2인치 박격포는 보병부대로 이관될 예정이다. 둘째, 신형 박격포 배치는 105㎜ 자주곡사포 배치와 맞물렸다. 보병연대 직할대로 포병대가 구성되고 구형 105㎜ 곡사포를 트럭에 탑재해 자주화한 K-105HT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배치될 예정이다. 셋째, 기존 보병연대급 화기였던 4.2인치 박격포는 대대급 화기로 내려간다. 세 가지 변화가 1~2년 시차를 두고 진행되면서 한국전쟁 이래 70년 가까이 고정됐던 한국 육군의 근접 지원 시스템도 근간부터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형 박격포 수량도 세계 6위=한국군의 박격포 보유 물량은 구형까지 포함하면 현재 세계 1위 수준이다. 미 육군은 신형 120㎜ 박격포를 약 1,000을 약간 상회하는 물량을 운용 중이다. 이어 이스라엘이 400여문, 터키와 이라크가 약 300여문씩 120㎜ 박격포를 운용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 박격포를 대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81㎜ 이하를 중심으로 구형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이 배치를 완료하면 이들 국가에 이어 신형 120㎜ 박격포 보유 수량으로 세계 6위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K-200 추가 생산 가능성도=군은 당초 K-200 계열 장갑차를 창정비하면서 신형 120㎜ 박격포를 장착하면 수량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보병 차량화 계획의 상당 부분을 K-200 장갑차가 맡게 될 예정이어서 수량이 부족하다는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륜형 장갑차에 신형 박격포를 탑재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기계화부대에서 궤도형이 아닌 차륜형을 혼재한다는 데 거부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K-200 장갑차를 신규 생산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으나 반론의 여지가 적지 않다. K-200 장갑차의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21세기의 기동전 요구 성능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예 보병 차량화를 위해 소형전술차량(한국형 허비)이나 차륜형 장갑차를 몰아주고 K-200 장갑차를 기계화부대용으로 남겨두자는 의견과 이번 기회에 새로운 궤도형 장갑차를 개발할 때가 됐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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