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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정부연구기관 존재의 이유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20여년 전의 일이다. 당시 유행하던 노래 중에 김종환의 ‘존재의 이유’가 있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노래 가사는 무명가수였던 그를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줬다. 웬 노래 타령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필자가 속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의 ‘역할과 책임’을 생각하면서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다.

그동안 정부출연연구기관은 ‘해야 하는 연구’나 ‘국가에 꼭 필요한 연구’보다는 ‘하고 싶은 연구’나 ‘할 수 있는 연구’를 주로 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맞는 얘기다. 여기에는 연구비·관리제도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다.

마침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최근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정립했다. 출연연구원이 국가의 발전을 위해 공공 부문에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과학기술의 세계적 수월성 확보를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다.



KIGAM도 국민 중심의 공공 부문에서 성과창출을 극대화하고 4차 산업혁명 등 세계적인 변화 추세에 따라 국가 혁신성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했다. 1년여 간의 준비과정을 거쳤고 물론 전 직원이 참여했다. 10~15년 중장기 연구개발 전략과 기관운영 계획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립한 역할과 책임에서 주목할 점은 지진·활성단층·산사태 등 국민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각종 지질재해에 대비해 재해대응 맞춤형 국토 지질정보를 구축하고 이를 실시간 내지는 최대한 빨리 국가와 국민에게 제공하기로 한 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국가 전략자원 확보를 위해 탐사·개발·활용·순환 등 자원 전 주기에 대한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 등장한 희토류나 바나듐 같은 차세대 배터리 소재의 원료자원 확보·활용기술, 북방자원 개발의 전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보수집 및 연구개발(R&D)도 강화돼야 한다. 국제 신기후체제에 대비한 이산화탄소 처분이나 좋은 물 확보를 위한 지하수 보존과 같은 환경 분야의 R&D도 당면 과제여서 KIGAM의 역할과 책임에 반영했다.

KIGAM은 상당한 수준의 국가 예산을 사용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따라서 국민들에게 이들 예산을 어떻게 사용했고 또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가수 김종환이 ‘존재의 이유’를 목청 터져라 부른 것처럼 KIGAM도 ‘존재의 이유’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또 이에 걸맞은 답을 내놓기 위해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새롭게 정립된 역할과 책임을 근간으로 ‘근본에 충실한 연구원’ ‘함께 가는 사람 중심의 연구원’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한 삶과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에 크고 당당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연구원, 그것이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부여된 존재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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