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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에서나 일어날 사고에 조카가 희생돼"…슬픔 가득한 빈소

유가족·지인 차마 말 잇지 못하고 눈물

예비신랑 의식 찾았으나 한쪽 다리 마비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건물 외벽 붕괴 현장에서 119 구급대원과 관계자들이 야간 탐색 및 붕괴 잔해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건물 붕괴로 내년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이모(29·여)씨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예비신랑과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중에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5일 오후 이씨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용산구 소재 한 병원 장례식장은 침통한 분위기로 가득 찼다. 유가족과 지인들은 예비신부의 비보에 할 말을 잃은 듯 보였다.

분향소 앞에는 황망함에 미처 상복도 못 챙겨 입은 고모인 이모씨가 울고 있었다. 고모 이씨는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사고에 아까운 조카가 희생됐다”며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분향소에는 이씨 지인으로 보이는 이들도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예비신랑인 황모(31)씨는 의식을 차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아버지는 “오전에 황씨 아버지가 분향소에 찾아왔다”며 “의식은 차렸지만 여전히 한쪽 다리가 마비 상태인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씨 분향소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이씨 유가족을 향한 장난 전화가 걸려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언니는 “오전부터 정체 불명의 장난 전화가 걸려온다”며 “장례식장을 공개하지 않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건물 붕괴사고’ 철거업체 관계자들이 지난 4일 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무릎을 꿇고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이 사고로 결혼을 앞두고 예물을 찾으러 가던 예비부부가 타고 있던 차량이 건물 더미에 매몰돼 예비신부가 숨졌다./연합뉴스


한편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5일 오후 3시부터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 현장을 감식할 예정이다. 현장 감식에는 소방본부뿐 아니라 경찰 과학수사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초구청, 전기안전공사, 가스안전공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 기관은 건물 붕괴 원인과 철거 과정 상 안전 규정 준수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일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을 통해 “지하 1층 철거 작업을 하다가 (건물 외벽이) 무너졌다”며 “정확한 붕괴 원인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해당 건물 외벽이 사고 전부터 휘어져 있었고 시멘트 조각이 떨어지는 등 붕괴 조짐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당 건물은 철거 전 안전 심의에서 한 차례 부결돼 재심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사 전 안전 조치가 미흡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철거업체의 철거 절차 준수 여부와 규정대로 가림막을 설치했는지 여부도 파악될 전망이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4일 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현장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위험 징후가 감지됐는데도 공사를 강행한 것은 아닌지 등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합동 감식 결과를 분석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과실이 입증되면 공사 관계자를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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