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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제2의 '앙상블 디토'를 기다리며

문화레저부 김현진





지난달 이반 피셔가 이끄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 공연은 2,000석 규모의 객석이 빼곡히 가득 찼다.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한데다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를 추모하려는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공연처럼 전 석을 가득 채우는 사례는 보기 드물다. 취재를 다니다 보면 객석이 너무 휑하게 느껴져 기자가 민망할 정도인 공연까지 있다. 최근 만난 공연업계 한 관계자는 “충분히 객석을 채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한 클래식 아티스트로도 공연장을 꽉 채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조성진 같은 스타 음악인이 탄생하면서 클래식 공연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생각보다 더 열악하다. 1,000~2,000명에 불과하다는 추정치까지 있다. 다른 장르에 비해 너무나 적다 보니 같은 관객을 다른 공연에서 여러 번 반갑게 마주친다는 공연계 인사들의 농담 아닌 농담까지 나온다. 사실 우리나라 클래식 공연계는 관객층 등 뿌리에 비해 종사자가 많은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음악을 즐기는 학생이 많지 않고 교향악단 등에서 선발하는 인원이 매우 적은데도 대학교에서는 매년 많은 음악인들을 배출한다. 피아노 전공자였던 한 업계 관계자는 “집안이 넉넉하거나 엄청나게 뛰어난 재능이 없는 이상 음악으로 밥 먹고 사는 일이 너무 힘들어 다른 길을 찾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음악 장르의 다양성을 살리고 한국 클래식 인재들을 키우려면 클래식 저변확대는 필수이다. 물론 클래식 업계도 최근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 중이다. 어린이들을 위해 핑크퐁, 디즈니와 같은 캐릭터와 함께하는 공연도 펼치고 있으며,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영·유아부터 노년기까지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생애주기별 예술교육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대중화 노력이 아직 미흡하고 그나마 국공립 단체가 중심이 돼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앙상블 디토’의 여정은 눈여겨 볼만하다. ‘앙상블 디토’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주축으로 2007년부터 다양한 시도를 해왔던 젊은 음악인들 모임이다. 아쉽게도 지난 12년간의 여정을 마치고 새로운 시도에 나섰지만 또 다른 ‘앙상블 디토’가 출현해 클래식 저변 확대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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