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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김중업 건축박물관] 한옥 처마선 살린 '주한 프랑스대사관'

■한국 1세대 건축가 김중업의 작품은
飛翔과 상승 이미지 '세계평화의 문'
날렵하면서도 비례 아름다운 삼일빌딩
거장의 오피스 빌딩 중 최고 수작 꼽혀

[건축과 도시-김중업 건축박물관] 한옥 처마선 살린 '주한 프랑스대사관'
김중업건축박물관에 전시된 주한프랑스대사관 모형도./이호재기자

김중업건축박물관을 통해 김중업 건축가의 초기 작품 세계와 대표작 모형 등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지만 사실 박물관이 그의 대표작은 아니다.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의 조화를 이룬 ‘올림픽 세계평화의 문’과 63빌딩이 등장하기 전까지 서울의 마천루였던 종로 삼일빌딩, 서울 서대문구 합동에 위치한 주한 프랑스대사관 등이 모두 김중업씨의 손을 거쳤다.

우선 한민족의 우수성과 얼을 표현한 세계평화의 문은 88서울올림픽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한국 전통건축의 곡선을 활용해 비상과 상승의 이미지를 나타낸 것이 특징이다. 높이 24m, 폭 37m, 전면 길이 62m의 장중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 작품은 여러 미술가와도 협업한 것이 특징인데 지붕 아래에는 고구려 고분벽화의 사신도가 판화가이자 디자이너인 백금남씨에 의해 단청으로 입혀져 있다. 세계평화의 문 앞쪽 마당에는 괴면 두상 조각을 얹은 열주가 길게 나열돼 있는데 이는 미술작가 이승택씨가 제작했다. 아쉽게도 준공 4개월을 앞둔 채 김씨가 숨을 거둬 세계평화의 문은 그의 유작으로 남아 있다.

삼일빌딩은 1980년대 많은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기 전까지 서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당초 계획은 140m의 높이였으나 풍압으로 인해 115m로 설계가 변경됐다. 이에 따라 층간 두께가 매우 얇게 처리돼 더욱 날렵하고 아름다운 비례가 도출됐다. 이 건물은 김중업의 오피스 빌딩 중에서도 가장 수작으로 꼽힌다.

당시 대부분의 초고층건물 설계가 외국인에게 맡겨진 것과 달리 기본설계부터 완공까지 한국 건축가인 김중업에 의해 지어진 건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1층짜리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굉장히 새로운 도전이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대사관저는 일반인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건축가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건물로 꼽힌다. 한국 전통의 선과 프랑스 특유의 품위를 잘 살렸다는 분석이 많은데 특히 지붕 모양새가 눈에 띈다. 묵직한 콘크리트로 만든 이 지붕은 마치 한옥의 처마처럼 하늘을 향해 날렵하게 솟아올랐다. 지붕이 몸체에서 분리돼 허공에 떠 있어 2차원의 선만으로도 3차원의 입체를 만들어냈다. 한국적 곡선의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해 프랑스 정부는 김씨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했다. 대사관저와 업무동인 대사관이 나지막한 구릉을 사이에 두고 높이를 달리해 위치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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