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성분 분석기 ‘인바디’는 시장을 만들어갑니다. 매출비중이 절대적인 해외국가 가운데 이제 겨우 시장의 10%정도 개척한 미국을 적극 공략하겠습니다”
의료기기 업체 인바디의 차기철 대표(61·사진)는 ‘체성분 분석기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도 해외는 여전히 미개척 시장이라고 말한다. 차 대표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연 ‘과학기술 연차대회’ 강연후 본지와 만나 “체성분 분석기를 현지 소비자인 의사, 헬스케어 관계자 등에 알려야 하는데, 함께 뛸 경쟁업체도 없어 외롭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성분 분석기는 몸 안에 지방이나 근육이 얼마나 있는지 측정하는 장비다. 체중계 같은 기계에 올라가 양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으면 부위별 근육량, 체지방 수치 등 몸에 대한 상세정보를 알려준다. 국내 스포츠센터나 병원 등 웬만한 의료기관에는 빠짐없이 설치돼 있다보니 브랜드인 인바디가 체성분 분석기를 통칭하는 보통명사처럼 사용된다. 차 대표가 1996년 세운 바이오스페이스 사명도 2014년 인바디로 바뀌었다.
차 대표는 “체성분 분석기 매출에서 국내비중은 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해외”라며 “미국, 유럽, 일본 등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들이 주요 공략 대상”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럽등 해외법인 6곳을 두고 있는 인바디는 세계 90여개국에 연간 800억원 가까이 체성분 분석기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996억원, 영업이익은 23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4%에 달한다. 의료기기 상장업체 중 최고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것은 세계 처음으로 체성분 분석 기술을 개발한 차 대표가 20년 넘게 측정 정확도를 높여온 독보적 기술력 덕분이다.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차 대표는 미국 유타대에서 생체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을 밟던 때 ‘생체 전기저항 분석법’관련 논문에 흥미를 느낀 그는 1995년 한국에 돌아와 머릿속에 구상한 분석기 알고리즘을 실제 구현하는 데 성공하고 곧바로 바이오스페이스를 세웠다.
그는 해외시장과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직원역량을 꼽았다. 현재 직원은 국내 200여명, 해외 300여명으로 총 500여명에 달한다.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해 대촐초임 연봉을 4,3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렸다. 차 대표는 “직원을 존중해야 직원들도 마음으로 일한다”며 “후배들을 잘 키우는 것이 기업의 또 다른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체성분 분석기 뿐 아니라 세계시장 규모가 더 큰 혈압계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웨어러블 기기인 인바디 밴드 등
해외시장을 공략할 제품군을 늘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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