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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층 높이서 다이빙 "떨어질때마다 무섭죠"

광주세계수영선수권 하이다이빙 첫날

'디펜딩 챔피언' 로뷰, 남자부 1위 올라

"두려움 없애려 먼 곳 보고 경치에 집중"

지난 21일 훈련하는 미국의 스티븐 로뷰. /연합뉴스




러시아의 니키타 페도토브가 22일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남자부 경기에서 공중연기를 펼치고 있다. 철골 구조 다이빙타워 등 경기장을 짓는 데에 약 60억원이 들었다. /광주=연합뉴스


22일 조선대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세계수영선수권 하이다이빙 여자부 경기에서 스페인의 셀리아 페르난데스 로페스가 공중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단 한 번도 무섭지 않은 적이 없어요.”

아파트 10층 높이에서 최고시속 90㎞로 뛰어내린 스티븐 로뷰(34·미국)는 다소곳한 자세로 취재진 앞에 섰다. 무섭지 않느냐는 물음에 “항상 받는 질문”이라며 웃어 보인 그는 “정말 무섭다. 매번 무섭다. 여기 온 거의 모든 선수들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로뷰는 22일 광주 조선대 축구장에 마련된 우리나라 최초의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 하이다이빙 1·2차 시기에서 총 218.40점으로 남자부 1위에 올랐다. 7명의 심판이 점수를 매기는데 최저점과 최고점 2개씩을 뺀 3개 점수에 난도를 곱한다. 로뷰는 2년 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이날 2차 시기에서 선보인 공중연기가 압권이었다. 키 160㎝가 채 안 돼 보이는 작은 체구의 그는 거침없이 도움닫기를 하더니 앞으로 5바퀴를 돈 뒤 옆으로 반 바퀴 비틀어 입수했다. 관중석의 탄성이 가장 크게 울려 퍼졌다. 24일 3·4차 시기 점수를 합산해 메달이 결정된다.



경기 후 로뷰는 “플랫폼 위에 서면 두려움을 없애려 먼 곳을 바라보고 경치에 집중하려 한다. 또 한가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념이 강한 음식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빨리 불고기와 김치를 먹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하이다이빙은 남자 27m, 여자 20m 플랫폼에서 지름 17m, 깊이 6m의 수조로 공중연기를 펼치며 뛰어내리는 종목이다. 하이다이빙의 일종인 절벽다이빙의 월드시리즈가 지난 2009년 시작돼 인기를 얻으면서 2013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세계선수권 정식종목으로 치러지고 있다. 아파트 10층 높이에서 최고시속 90㎞로 ‘추락’하는, 말만 들어도 아찔한 종목이다. 아래가 너른 강이나 바다인 절벽다이빙과 달리 하이다이빙은 수조가 대야 크기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고 수조 바닥도 훤히 보여 체감높이는 30m 이상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인 이유다. 이 때문에 전문 수중 다이버 4명이 항상 수조에 머문다. 선수가 점프 직전 까마득한 아래의 다이버들과 눈을 맞추고 신호를 보내면 다이버들은 다 같이 물보라를 일으켜 입수 지점을 확인시킨다. 구급차와 구급요원들이 대기했지만 다행히 사고 없이 첫날 일정이 마무리됐다. 워낙 위험요인이 많은 종목이라 선수들 사이에서는 경쟁심보다는 동료애가 짙게 느껴졌다. 경쟁 선수의 연기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박수를 보내고 서로 응원하고 행운을 빌었다.

2위에는 209.55점의 조너선 파레디스(멕시코)가 이름을 올렸고 2015년 대회 우승자인 개리 헌트(영국)는 189.00점을 받아 4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해까지 10년간 열린 절벽다이빙 월드시리즈에서 일곱 차례나 우승한 헌트는 역전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23명, 여자 14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 하이다이빙에는 한국 선수가 한 명도 없지만 입장권은 전 종목 중 가장 먼저 매진됐다. 뉴스와 유튜브 등을 통해 평소 절벽다이빙에 호기심을 느껴온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자부에서는 부다페스트 대회 은메달리스트 아드리아나 히메네스(33·멕시코)가 148.20점으로 1위에 올랐다. 145.90점의 제시카 매콜리(영국)가 2위, 부다페스트 대회 금메달 리아난 이플랜드(호주)는 5위(132.95점)로 밀렸다.
/광주=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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