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만파식적]아멜리아





1937년 7월, 세계 일주 비행에 올랐던 여성 파일럿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실종 소식을 보고받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즉각 해군과 해안경비대에 대대적인 수색을 지시했다. 교신이 끊긴 남태평양 하울랜드섬 인근에서 물자와 인력을 총동원한 수색이 진행됐다. 400만달러가 투입된 당시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초대형 작업이었다. 하지만 보름 이상 남태평양 일대를 샅샅이 뒤졌는데도 그녀의 행적은 물론 비행기 파편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비공식 수색이 1년 반이나 이어졌지만 모두 허사였다. 결국 1939년 1월 사망이 공식 발표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직접 챙길 정도로 그녀는 큰 족적을 남긴 여류 비행사였다. 미국 캔자스에서 태어난 아멜리아는 1932년 5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단독으로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했다. 그것도 5년 전 세계 최초로 대서양을 가로지른 찰스 린드버그(약 33시간)를 크게 앞지른 최단기록(15시간) 비행이었다. 이 일로 영웅으로 떠오르며 ‘하늘의 퍼스트레이디’ ‘레이디 린디(남성인 린드버그를 빗댄 말)’ 등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여세를 몰아 1935년 1월에는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까지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비행도 해냈다. 다음 목표로 잡은 것은 적도를 따라 지구를 한 바퀴(2만9,000마일·약 4만7,000㎞) 도는 모험으로 디데이는 1937년 6월1일. 항법사인 프레드 누넌과 함께 비행기 일렉트라호에 오른 그녀는 대서양을 거쳐 6월 말 뉴기니에 도착했다. 잠시 휴식 후 다음 목적지인 하울랜드섬을 향해 떠났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7월2일 교신을 끝으로 종적이 묘연해진 것. 그 후 당시 태평양 섬을 점령하고 있던 일본군에 잡혔다가 사망했다는 의혹 등 각종 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이 같은 파란만장한 일대기는 2009년 영화 ‘아멜리아’로 제작됐고 같은 해 개봉한 ‘박물관이 살아있다2’에도 비행복 차림의 그녀가 등장한다. 호화유람선 타이태닉, 독일 군함 비스마르크의 잔해를 바다에서 찾아냈던 미국 해저탐험가 로버트 밸러드가 ‘비운의 아멜리아’ 흔적 탐사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다음달 7일 최신 과학연구선 노틸러스호를 타고 사모아를 출발해 수색을 시작한다고 한다. 음파탐지기에다 수심 4,000m까지 잠수 가능한 원격조종 차량까지 동원한다니 이번 도전이 성공해 실종을 둘러싼 의문의 실마리가 풀릴지 궁금해진다. /임석훈 논설위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