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중 여성 모델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진작가 최원석(41·예명 로타)씨가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이내주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12일 원심과 같은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최씨는 지난 2013년 6월 서울의 한 모텔에서 사진 촬영을 하던 중 모델 A(27)씨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 측은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A씨의 암묵적·명시적·묵시적 동의 하에 이뤄진 것이므로 자신의 행위가 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최씨 측의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고 양형이 부당하다”는 최씨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20대 초반 대학생이었던 피해자는 예상하지 못한 추행 상황을 맞닥뜨렸다”며 “피고인은 이러한 관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과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나이를 고려하면 피해자가 사건 이후 피고인에게 정식 항의하거나 사과를 요구하기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며 “피해자 진술이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추행을 당하기 전과 후의 사정이나 추행 방법, 피고인의 말과 행동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최씨의 행위가 추행이 맞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 신빙성이 훨씬 높고 정황을 보더라도 묵시적 동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최씨를 법정 구속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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