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탄소섬유는 미래 신산업의 뿌리에 해당하는 핵심 첨단소재”라고 강조하며 “뿌리가 튼튼해야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오늘 탄소섬유 신규투자가 우리 첨단소재 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신규투자를 촉진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미래 산업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탄소섬유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정밀제어용 감속기 생산 전문기업인 에스비비테크를 방문해 부품·소재 국산화를 통한 ‘극일(克日)’의 의지를 다진 바 있다. 철보다 4배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강한 탄소섬유는 ‘꿈의 첨단소재’로 불리지만 대일 의존도가 높다.
문 대통령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산업 중 하나로 탄소섬유 산업을 꼽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탄소섬유는 그 자체로 고성장 산업이며 연계된 수요산업의 경쟁력도 크게 높일 수 있다. 철을 대체하는 미래 제조업의 핵심소재 산업이 될 것”이라며 “효성의 담대한 도전과 과감한 실행을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효성은 오는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현재 1개인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10개 라인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번 투자협약식을 통해 전라북도와 전주시는 증설투자에 따른 보조금 지원과 인허가 신속지원, 관련 인프라 구축 등 행정·재정적 지원을 약정했다.
문 대통령은 탄소섬유 등 소재 산업의 핵심 전략품목의 과감한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탄소섬유 등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선정하여향후 7년간 7~8조 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을 투자할 것이다. 자립화가 시급한 핵심 R&D에 대해서는 ‘예타 면제’도 추진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특히 방산, 로봇, 우주산업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사용될 초고강도, 초고탄성 탄소섬유 개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협력모델을 구축해 국내 탄소섬유 산업의 생태계를 개선하고 관련 분야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소재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나아가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통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수소경제와 같은 미래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심 첨단소재인 탄소섬유 분야에서 민간이 과감한 선제 투자를 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는 비상한 각오와 자신감이 느껴진다”며 “핵심소재의 국산화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일석삼조의 투자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