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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운운하며 뒤로는 전력 강화…암호화폐 탈취로 외화벌이

■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
미사일 유도시스템 생산능력 확보
바지선 등 활용 '제재 망' 허물어
넉달동안 127차례 석탄 밀수출
17개국 해킹…사이버 공격 심각

대화 운운하며 뒤로는 전력 강화…암호화폐 탈취로 외화벌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가 5일(현지시간) 북한의 제재 위반 사례 등을 담은 반기 보고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북한 선박이 동중국해상에서 석유제품을 불법 환적하는 장면./유엔 대북제재위 보고서 캡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 제재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반기 보고서의 핵심은 △핵·미사일 프로그램 강화 △석탄·석유 등 금수품 밀거래에 신종 수법 동원 △가상화폐 탈취를 위한 해킹 기술 정교화 등 크게 세 가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북한은 대외적으로 미국과 대화를 통한 비핵화 협상을 강조하면서도 암암리에 꾸준히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국의 독자제재 및 유엔을 공동 제재에도 불구하고 금수물품을 북한으로 교묘하게 계속 실어나르면서 국제사회 제재 망 허물기를 시도했다. 이에 더해 사이버 해킹을 통해 가상화폐 등을 탈취한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ICBM 발사만 ‘중단’ 인프라 ‘분산·은폐’=북한은 지난 2017년 말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중단하고, 2018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선언했다. 이에 2차례 북미정상회담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들이 지난 2월부터 8월초까지 북한 동향을 파악해 내놓은 보고서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중단은커녕 더 진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은 계속 가동 중이고, 경수로 건설 작업도 지속되고 있었다. 평상 일대 우라늄 정련 시설 및 채굴장도 여전히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들어 단행된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해 “작은 미사일”이라며 “많은 나라들이 하는 것”이라고 평가 절하 했지만, 대북 제재위는 “주요 탄도미사일 구성품을 숙달할 능력과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목했다. 또 “북한이 미사일 유도시스템을 생산할 고유 능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했다.보고서는 “북한의 현재 목표는 ICBM을 위한 1단계 고체연료 추진체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분산·은폐·지하화된 탄도미사일 인프라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 교묘해진 석탄·석유 불법 환적=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 개발을 제어하기 위해 그간 수차례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석유·석탄 등 핵심 물자 거래를 제한했다. 경제 압박을 받아야 핵을 포기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북한은 끊임없이 새로운 수법을 개발해 석유와 석탄을 불법적으로 북한으로 들인 사실이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심야 해상 환적,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미작동, 변칙항로, 해상배회, 서류조작 등 고전 수법은 물론 위성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작은 선박들을 끌어들이고, 기항을 피하기 위해 바지선을 이용해 환적을 하기도 했다.

제재위는 이런 방식으로 북한이 지난 4월 23일까지 4개월도 안 되는 기간 모두 70차례에 걸쳐 최소 연간 50만 배럴의 석유 정제유 수입 한도를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가장 보수적인 기준으로 적용한 것이다. 석유 뿐 아니라 전면 거래 금지 대상인 석탄을 올 들어 최소 127차례나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제재위는 유류제품 불법환적과 관련해 은파 2호·무봉 1호를, 석탄수출과 관련해 백양산호·가림천호·포평호·태양호를 각각 제재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새 외화벌이 수단 된 가상화폐 해킹=이번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북한의 해킹 사례와 더 고도화된 해킹 능력이다. 그간 국제사회에서 주목할 만한 해킹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북한이 배후로 지목되긴 했지만 제재위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북한 소행임을 지목했다. 제재위는 보고서를 통해 17개국에서 이뤄진 북한의 해킹 범죄를 소개했다.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는 단연 한국이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인 한국의 빗썸은 북한으로부터 최소 네차례 공격을 받았다. 지난 2017년 2월 700만 달러어치가 털린 것을 시작으로 올 3월에도 2,000만 달러 어치가 해킹됐다. 보고서에 기재된 한국 내 피해 금액은 7,200만달러어치에 달한다.

제재위는 “앞으로 추가적인 대북제재가 이뤄진다면, 안보리는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한다”며 “가상화폐, 가상화폐 거래소를 비롯한 비은행 금융기관까지 아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 미국은 이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의소리(VOA)는 “미 국가안보국 산하에 북한, 러시아 등의 사이버 공격에 초점을 맞춘 전담부서가 신설돼 다음 달 1일 출범한다”며 “북한의 가상화폐 탈취를 막기 위한 암호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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