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은 서울 로또 청약은 엄두도 못 내네요. 아직 가점은 모자란데 새 아파트가 점점 사라진다니 맞벌이로 열심히 돈 모아도 내 집 마련 문턱은 높아만 집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시행에 부작용이 청약시장에서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공급 위축이 예상되면서 새 아파트를 분양 받는 게 더 힘들어졌다. 특히 정비사업밖에 공급방법이 없는 서울과 수도권 도심의 아파트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지난달 청약한 동작구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1순위 평균 경쟁률이 무려 203.8대1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은평구의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2차’ 역시 70가구 모집에 5,280명이 몰렸고, 서대문구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도 43대1,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도 54.93대1 등 모두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서울뿐만 아니다. 인천에서는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에 무려 11만명, 부천 ‘부천 일루미스테이트’도 1만6,000명이 넘게 청약통장이 쏟아졌다.
문제는 경쟁률뿐만 아니라 가점도 높아만 간다는 점이다.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당첨자 평균 가점은 64.45점에 달한다.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앤위브캐슬’도 56.75점, ‘등촌 두산위브’도 56.10점을 기록했다. 새 아파트가 귀해질 것으로 보고 청약자들이 대거 뛰어든 결과다.
무주택자들은 더욱 갈 곳이 없다. 기존 주택가격은 분양가상한제 예고 후 또다시 오르고 심지어 전셋값도 올라 가점 쌓기를 기다리기도 어렵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돼 분양가가 떨어진 후는 더 암울하다. 84점 만점에 가까운 청약통장은 아직 진정한 로또 분양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늦기 전에 무주택자도 높은 청약 경쟁률 대열에 압류해보지만, 이미 떨어질 것을 예감한 ‘희망고문’일 뿐이다. 수도권 1순위 청약통장은 7월 말 기준 697만여 개로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무주택자, 젊은 층일수록 안정적으로 살 집 한 채 마련하려는 기대가 박탈감으로 바뀌어 가는 현실이다.
국토부가 분양가 폭등을 막고 주택시장 안정을 목표한 분양가상한제 시행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집값을 안정화하고 싶어도 부작용은 보완해야 한다. 정책과 규제를 받아들이는 시장을 탓할 게 아니라 이러한 혼란에 책임지는 당국의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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