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사태 해결을 위한 후속 조치에 대해 “법원에 드러난 문제를 치유하고 다시 출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결국 재판을 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16일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광주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원과 법률가는 어떤 도전을 마주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열어 “사법부의 관료제를 타파하기 위해 고등법원장 승진제 폐지나 법원장 추천제 등의 제도적 개혁안이 있지만 그것은 수단에 불과할 뿐”이라며 “좋은 재판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고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어 강연에 참석한 학생이 소신 있는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요건을 질문하자 “처음 법관이 될 때 하루만 판사를 하게 해주면 다음날 사표를 내겠다는 생각이었고 출근 첫날 사표를 썼다”며 “지금도 대법원장실 책상 서랍 왼쪽에 사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법관이 된 이유는 소신에 따라 재판을 하라는 것인데 그 외 다른 이유로 좌고우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재판은 그럴 수 없기에 제 뜻을 굽힐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9월 취임한 김 대법원장이 외부 특강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법원장은 특강에 앞서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고 광주지방변호사회가 주최한 오찬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사법부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판결문 공개에 대해서 “사법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전관예우와 같은 불신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확정된 사건은 물론 미확정 사건의 판결문 공개 범위를 과감히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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