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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피츠제럴드]계급상승 욕망에 갇혀 살았던 거장의 삶

■최민석 지음, 아르테(arte) 펴냄





작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 그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등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미국 작가로 기록돼 있다.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호황기를 맞은 192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상류층의 쾌락과 소비지향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그를 상징하는 도시 역시 뉴욕이다. 데뷔작 ‘낙원의 이편’이 크게 성공하면서 사교계에 빠져들었지만 피츠제럴드에게 영감을 준 곳이기도 하다.

그의 삶은 작품 속 주인공 개츠비처럼 순탄치 않았다. 아내 젤다의 정신병, 알코올중독, 막대한 빚은 그를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의 길로 이끌었다. 말년에는 소설 대신 시나리오를 쓰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다. 그는 재기작 ‘마지막 거물’을 완성하지도 못한 채 할리우드의 한 아파트에서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알코올 중독이 원인이었다. 그는 평생 술에 의존해 글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피츠제럴드에게 소설을 쓴다는 건 산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그는 살아 있는 동안은 늘 써야 했다. 순탄하지 않은 삶처럼 그는 수없이 고치고 다시 쓰기를 반복하는 작가였다. ‘낙원의 이편’은 세번의 개작 끝에 출간했고, ‘밤은 부드러워’는 17번이나 고쳤다. 파이어스톤도서관에 비치된 개츠비 교정본에는 무수하게 고친 흔적이 문신처럼 남아 있다. 그만큼 그는 글쓰기에 있어서 완벽주의자였다.



책 ‘피츠제럴드’는 그가 유령 시나리오 작가로 살다 생을 마감한 할리우드에서부터 시작된다. 소설을 쓰고 싶지만 돈이 부족해 쓰지 못하는 현실과 정신질환 치료를 받는 아내 젤다 등 복잡하게 얽힌 주변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저자는 볼티모어와 프린스턴을 거쳐 뉴욕까지 소설만큼이나 극적인 피츠제럴드의 흔적을 따라가며 한 인간의 흥망성쇠를 그대로 보여준다. 거장의 삶을 통해 인간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초라한 죽음을 맞이한 피츠제럴드의 근원적 상처와 좌절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연의 상처와 강렬한 계급 상승 욕구는 피츠제럴드 삶과 작품 세계를 지배하는 축이다. 그가 고민하고 괴로워한 문제의식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피츠제럴드의 삶은 자신의 욕망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경우지만 사실 그 욕망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를 통해 과거 미국 사회의 이면과 현재 우리 욕망의 이중적 얼굴도 들여다볼 수 있다.

저자는 “피츠제럴드를 읽는 것은 우리 사회의 맨 얼굴을 좀 더 관찰하는 일이자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속성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1만8,8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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