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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위촉오삼국사]세밀한 고증 거친 '위·촉·오'의 역사

■ 허쯔취안 지음, 모노그래프 펴냄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위·촉·오 삼국의 역사는 친숙하다. 또 진수의 정사 ‘삼국지’보다 ‘삼국지연의’와 관련된 저술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중국 역사학계 권위자가 해석한 삼국사에 대한 책도 흔치 않다.

신간 ‘위촉오삼국사’는 위진남북조 역사의 권위자로 중국 역사학계 원로인 고(故) 허쯔취안이 10여년 간의 집필을 거쳐 완성한 책이다. 1994년 중국어판 출간 당시 그는 83세였다. 허쯔취안은 삼국시대 정립이 중세 봉건사회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라는 ‘삼국봉건론’을 바탕으로 삼국 역사를 저술했다. 이는 다른 학자들보다 봉건시대의 시작을 늦게 본 것이다. 허쯔취안은 마오쩌둥이 지지한 학설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1960년대 중반 문화대혁명 기간에 간첩이자 반동분자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학설을 수정하지 않았으며, 이 책을 통해 삼국봉건설을 거듭 주장했다.



책에는 후한의 분열과 삼국의 정립 및 통일 과정 등 정치사·전쟁사적 측면 이외에도 당시의 경제상황과 토지제도, 지식인의 철학과 사상, 당시에 꽃피운 문학작품, 이민족 문제 등 사회사·경제사·문화사·사상사 영역까지 고르게 서술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저자가 1차 사료의 역사기록을 그대로 인용한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고대인이 쓴 역사도 매우 생동감 넘치기 때문”이라는 저자는 세밀한 고증을 통해 당시 시대를 더욱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3만3,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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