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다음달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논란의 핵심사안인 ‘백스톱’ 조항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브렉시트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성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면 백스톱 조항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브렉시트 협상을 할 수 있다”며 “모든 목표만 이뤄낸다면 백스톱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백스톱을 양보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 7월 존슨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백스톱 조항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스톱이란 영국의 EU 탈퇴 시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을 엄격히 차단하고 통관과 통행 절차를 강화하는 조치)’를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로, 오는 2020년 말까지 북아일랜드를 비롯해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 잔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EU가 마련한 대안이지만, 존슨 총리는 백스톱 조항 폐지 없이 EU와 재협상을 할 수는 없다고 밝혀왔다.
이에 앞서 존슨 총리는 EU가 브렉시트 재협상과 관련해 영국의 협상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자 백스톱 대안책을 담은 비공식 문서를 EU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서에는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아일랜드섬 전체를 농식품공동지역으로 설정하고 EU 단일시장 보호를 위해 영국 본토와의 사이에 규제국경을 설치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융커 위원장의 발언 이후 브렉시트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면서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전날 대비 0.68% 오른 1.2553달러까지 뛰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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