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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dding of the petals(낙화)’ 조지훈 시집 첫 영역 출간

박목월·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승무’는 번역 어려움으로 못 실려

탄생 100주년 앞두고 의미 커

아들 조태열 UN 대사 등 시낭송

큰 아들 조광렬 씨가 그린 조지훈 시인.




‘What if the petals be shed / Should the breeze be blamed? // The stars hung beyond the bamboo-screen / Are put out one by one // The distant hills loom nearer / After the Philomel’s song … Lest the frail mind / Of him who lives in refuge // Be revealed to the vulgar / I have some natural fears // These petals that are shed in the dawn / Prompt some listless tears.’

청록파이자 ‘지조론’을 쓴 큰 선비 조지훈 시인의 첫 영역 시집이 나왔다. 영역시집에는 널리 알려진 ‘승무’가 번역의 어려움 탓에 실리지 못했지만 ‘낙화’와 ‘고사·An Ancient Temple)’, ‘완화삼(Petals on the Sleeves)’, ‘병(病)에게(To My Illness)’, ‘절정(The Vertex)’ 등 그의 주요작 90편이 실렸다.

조태열 대사가 선친의 시 ‘절정’을 낭송하고 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20일(현지시간) 미 뉴욕 예일클럽에서 열린 ‘조지훈 영역시집 출판기념회 및 시낭송회’에서 조지훈 시인의 큰 아들인 조광렬(건축가 겸 수필가) 씨와 막내 아들인 조태열 UN대표부 대사가 선친의 시를 영어와 우리말로 낭독했다. 지금까지 조지훈 시인의 시 한두 편이 영어로 번역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시집의 형태로 주요 시가 영역돼 나온 것은 처음이다. 조광렬 씨는 “아버님은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문화와 유산을 설명하는데 헌신해오셨는데 지금까지 영어번역은 한계가 있었다”며 “꿈이 현실이 돼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동생인 조태열 대사는 “승무가 시집에 빠졌는데 ‘나빌레라’를 번역하면 그냥 ‘it is a butterfly‘가 된다”며 번역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아버님의 시 가운데) ‘절정’을 가장 좋아한다”며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들에게 ‘절정’ 같은 시를 직접 낭송해주시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시대의 지사이자 시인, 문장가, 학자였던 조지훈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시인이자 제자였던 오탁번 전 고려대 교수는 “지훈 시의 특징은 동양적 사유의 시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의 초기 시는 운율과 비유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시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시사의 미래를 향한 하나의 전망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은 조지훈 시인 탄생 100주년인 만큼 이번 영역시집이 더 뜻깊다.

시집은 조지훈 시인의 친구였던 고 이인수 교수 아들인 이성일 연세대 명예교수(영문학자)가 맡았다. 2대에 걸친 인연이 번역까지 이어진 셈이다. 출간은 뉴욕의 크로스컬쳐 커뮤니케이션스가 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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