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강 인민은행장이 24일 “중국 경제는 현재 합리적 구간에 있다”며 “대규모 통화완화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에 따른 중국의 경기둔화에도 대폭적인 지급준비율 인하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행장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일(10월1일)을 앞두고 이날 베이징에서 닝지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겸 국가통계국장, 류쿤 재정부장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대규모 부양책을 피하고 오히려 부채 증가를 막는 데 힘써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으며 중국 경제도 어느 정도 압력 아래 있다”고 최근의 경기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중국은 여전히 풍부한 통화정책 수단을 가졌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줄줄이 통화완화 정책을 펴는 가운데 중국의 선택과 관련해 “통화정책은 국내 경제상황과 물가 흐름을 고려해 조정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온건한 상태이며 인내심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규모 양적완화가 필요할 정도로 중국 경제가 나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견실함을 설명하는 데 이날 회견의 방점이 찍혔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국가부채가 급팽창해 인민은행이 추가 부양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함께 참석한 류 부장은 감세 확대와 재정지출 증가의 균형에 대해 “올해 감세 규모는 예상보다 클 것”이라면서도 “낭비를 줄이는 등 재정 건전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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