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가 지난 25일 VIP오픈을 시작으로 막을 올려 오는 2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전 세계 17개국의 175곳 갤러리가 참여해 1만여 점의 미술품을 선보였다.
올해 키아프에 선보인 작품 중 최고가는 독일계 디(Die)갤러리가 출품한 조각가 콘스탄틴 브랑쿠시(1876~1957)의 ‘프린세스X’이다. 판매가는 730만 달러(약 87억5,000만원)로 알려졌다. 유려한 곡선미가 탁월한 황금빛 조각이다. 프랑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가문의 공주의 고개 돌린 옆모습을 표현한 것이지만, 지난 1916년에 첫선을 보였을 때는 남자 성기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전시가 금지되기도 했던 작품이다. 총 8개 에디션 중 하나는 파리 퐁피두센터에 소장돼 있다.
오귀스트 로댕의 영향을 받은 브랑쿠시는 고향 루마니아의 민속예술에 모더니즘을 접목해 선구적 조각가로 이름을 남겼다. 대상의 근원을 파고든 간결하고 단순한 미학이 특징이다. ‘입맞춤’ 등이 대표작이다. ‘공간 속의 새’라는 작품은 세관에서 미술품이 아닌 청동 원자재로 간주되는 등 논란을 여럿 남겼다. 훗날 미술사적인 작가의 업적이 인정받았고 작품의 가치도 높이 평가된다. 지난해 5월에는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브랑쿠시의 작품 ‘멋쟁이 아가씨(낸시 쿠나드의 초상)’이 7,100만달러(약 852억원)에 팔려 작가의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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