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문성현(사진) 위원장이 10일 앞으로 민주노총 없이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문 위원장은 2기 경사노위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본위원회를 하루 앞둔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노총과 일정 기간 함께 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도 (경사노위에) 함께 하기를 바랐지만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여부가 의제로도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28면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 시절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해 관련 법안을 만드는 등 경사노위를 새롭게 출범시키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현재까지 경사노위 참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문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참여를 두고 1년여간 마찰을 빚은 데 대해 “앞으로 사회적 대화를 하는 데 소중한 과제를 확인한 과정”이라며 “민주노총이라는 실체가 있는데 빼놓고 갈 것인지 끝까지 논쟁을 붙어봤어야 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노총의 참여 여부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개편안을 비롯한 여러 사안에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데 따른 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산하 철도노조는 11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오는 17일 각각 안전인력 충원,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면서 문 위원장은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또 다른 노동단체인 한국노총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노총이 자기 책임을 얼마나 하느냐,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는 조건에서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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