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선수가 중학교 1학년이라고?”
1일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계속된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는 한 아마추어 선수가 눈길을 끌었다. 학생 선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주최사나 협찬사 추천으로 참가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번 대회에 나선 이정현은 어려도 정말 어리다. 2006년생, 열세살로 경기 오산의 운천중학교 1학년생이다. 투어 선수들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을 나이에 같은 조건에서 기량을 견줬다.
첫날 버디 7개(보기 3개)로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6위에 오르면서 파란을 일으켰던 이정현은 이날 2라운드 6오버파를 더해 이틀 합계 2오버파(공동 48위)를 적었다. 5번홀(파3) 트리플 보기 등으로 고전했으나 처음 출전한 KLPGA 정규투어 대회에서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를 앞세워 컷 통과에 성공했다. 컷 통과 기준인 3오버파보다 1타를 잘 쳤다. 평생 잊지 못할 귀중한 경험을 3·4라운드로 늘려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여섯살 때 골프를 시작한 이정현은 주니어 무대에서는 이미 유명한 샛별이다. 지난 8월 송암배선수권에서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썼고 KB금융그룹배 2위, 매경·솔라고배 3위에 올랐다. 지난주 선발전을 4위로 통과해 내년 국가대표팀에 뽑혔다.
이정현은 “TV로만 보던 프로분들을 눈앞에서 보면서 같이 경기하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예전에 KLPGA 꿈나무 멘토링 행사 때 김소이 프로님한테 원포인트 레슨을 받던 생각도 난다”면서 “처음에는 떨렸는데 한 샷, 한 샷 편안한 마음으로만 치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페어웨이나 그린의 상태가 정말 좋아서 놀라워하며 경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른 선수가 퍼트 라인을 보고 있을 때 막 돌아다니면 안 된다는 등 매너 관련 사항들도 많이 배웠다. 다음에 또 나오고 싶다”며 “230~240야드 정도인 드라이버 샷을 더 늘려서 장래에 미국 무대에서 우승도 많이 하고, 올림픽에도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서귀포=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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