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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협정 개정...日처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할수있어야

[창간60주년 기획-위기의 한미동맹]
<2> 무서운 뇌관...한미방위비협상
트럼프, 대선에 日과도 방위비 협상 앞둬 양보 쉽잖아
美 전략자산 전개비용·미군 인건비 등까지 요구 가능성
강대강 땐 갈등만...'플러스 알파' 얻을 협상 전략 필요

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윤상현, SOFA

원자력협정 개정...日처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할수있어야

원자력협정 개정...日처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할수있어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등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고위급 인사가 연이어 양국을 오가는 배경에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복잡한 외교 셈법이 자리하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미국 국무부 고위급 3인방에 이어 오는 14일에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한국을 찾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방미단을 꾸려 늦어도 이달 말까지 미국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양국 고위급 인사가 방미·방한 과정에서 주요하게 논의할 부문 가운데 하나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다. 미국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 규모가 크게 확대돼야 한다며 기대하는 분담금 규모로 50억달러(약 5조8,300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국의 주한미군 분담금 규모(1조389억원)를 5배나 웃도는 액수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앞으로 한층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동맹국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데다 그가 내년 재선을 앞둔 터라 연내 한국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관철한다는 계획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한국에 이어 일본·유럽 등과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있다. 그만큼 양측이 양보할 수 없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를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현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의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아울러 미국으로부터 플러스 알파(α)를 얻어내는 데 협상력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 대 강 구도로 맞설 경우 자칫 한미동맹 악화라는 최악의 결과만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협상의 묘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원자력협정 개정...日처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할수있어야
우원식 의원 등 민평련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7일 국회 정론관에서 ‘한미 간 상호 호혜적 방위비 분담금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앞서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서 만족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자 트럼프 정부는 협상을 단기 1년으로 해 새로운 협상 틀에서 내년 협상을 이끌어나가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SMA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위에 있는 특별법으로, 미국의 요구를 여러 항목으로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MA의 특성상 기존 방위비 항목인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군사시설 건설비, 군수지원비 외에 전략자산 전개비용, 미군 인건비, 남중국해 항행작전, 호르무즈해협 호위 파견 등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 공공재까지 포함해 방위비 분담금을 크게 올려 제시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방위비 분담금을 50억달러로 올린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략으로, 미국 측은 다 받기보다는 한국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끌어올리는 데 협상력을 집중할 수 있다”며 “인상률이 두자릿수를 넘어설 수 있는 만큼 현 정부는 대신에 국회를 설득하고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도록 (미국 정부로부터) 반대급부를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위비 분담금의 증가를 피할 수 없는 만큼 단순히 액수를 줄이기보다는 조건을 내거는 식으로 무언가를 받아내는 복합적 협상 전략을 꾸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재 대표적으로 제시되는 이른바 플러스 알파는 ‘확장 억제’다. 확장 억제는 동맹국이 적대국의 핵 공격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이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현재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제 보장이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계기로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현 정부가 탈(脫)원전을 꾀하고 있기는 하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도 또 하나의 카드로 꼽힌다.

원자력협정 개정...日처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할수있어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미군 해외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를 비롯한 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요즘 한미 양국은 이달 개최될 예정인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3차 회의를 앞두고 분담금 규모를 둘러싼 기 싸움이 한창이다. /연합뉴스

한국은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산 우라늄을 20% 미만으로만 저(低)농축할 수 있다. 또 군사적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원자력협정을 개정해 우라늄 농축률을 높일 경우 효율적 에너지 활용으로 수십억달러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과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때 미사일 지침이나 원자력협정 개정 등과 연계한 것처럼 이번에도 숫자로 얻을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국회에 보여줘야 비준 등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도 “재처리 시설이 없어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라 플루토늄을 재처리하는 일본 수준까지 한미 원자력협정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미사일협정을 폐기·개정하는 부분도 한미 양국이 방위비 분담금 조정을 논의하는 협상 테이블 위에 올릴 수 있으나 중국 등 이웃 국가와의 외교 마찰 우려가 있어 다소 조심스럽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원자력협정과 같이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은 허용해 줄 수 있다”며 “증액이 불가피하다면 이런 기회에 원자력협정 개정 등 전략적 가치를 얻어내는 것이 한국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경제적 분야로 확대해 연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한쪽에서는 금액을 낮추고, 반대급부를 얻으면서 한편으로는 트럼프 정부가 원하는 (한국의) 대미 투자 등을 거론하는 양방향 협상 전략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무역적자 누적을 이유로 동맹국에 방위비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를 요청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 말부터다. 양국은 1988년에 열린 20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를 거쳐 방위비를 분담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미국이 요구한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지원 등이 SOFA 협정에 어긋나는 탓에 양국은 3년 뒤인 1991년 SMA를 체결했다. 시설과 구역을 제외한 주한미군 유지 경비를 미국이 부담하도록 규정한 SOFA 제5조 1항에 대한 특별조치를 만든 셈이었다. 이후 방위비 분담금은 IMF 위기에 직면한 1999년 등을 제외하고 해마다 올랐으나 그 폭은 10%를 넘기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협상에서 이 같은 흐름은 180도 뒤집어졌다.
/안현덕·방진혁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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