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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카드뮴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는 평생 노란색을 좋아했다. 그가 그린 수련 연작, 해바라기, 파라솔을 든 여인 등의 작품을 보면 따뜻하고 포근한 노란색이 묘한 감흥을 일으킨다. 모네가 쓴 노란색 물감은 카드뮴 옐로다. 아연 제련 과정에서 나온 황화카드뮴이 불순물 함량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물감을 만들어낸다. 카드뮴과 산소족 화합물을 이용해 만든 카드뮴 옐로, 카드뮴 레드, 카드뮴 오렌지 등의 물감은 코발트나 크롬 등 다른 화합물로 만든 물감보다 색이 더 선명하고 변색은 덜 된다. 카드뮴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최신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때도 쓰인다. 퀀텀닷은 스스로 빛을 내는 미세 반도체 결정으로 카드뮴 성분을 가진 중심핵을 아연성분의 껍질이 감싸고 있는 구조로 만들어진다. 카드뮴은 이 밖에 내부식성이 뛰어나 항공기 재료를 도금할 때도 쓰이는 등 첨단 산업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세상에는 이로운 일을 많이 하는 카드뮴이 정작 사람 몸속에 들어가면 치명적으로 해로운 일을 한다. 1910년 무렵 일본 도야마현 진즈강 하류에 사는 사람들은 뼈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며 죽는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렸다. 이타이는 아프다는 뜻의 일본말이다. 처음에는 풍토병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근처 공장에서 흘려보낸 폐수에 있던 카드뮴 탓이었다. 일반적으로 인체는 독성을 지닌 물질은 바로 배출한다. 카드뮴은 인체에 필요한 아연과 화학적 성질이 비슷해 체내에 쉽게 쌓이면서 뼈 연화증 등의 질병을 일으킨다.

카드뮴이라는 이름은 고대 페니키아 왕자 카드무스(Cadmus)에서 나왔다. 그리스 신화에서 카드무스는 그리스의 신도시 테베를 건설했다. 독일 화학자 스트로마이어는 칼라민이라는 혼합물질에서 새 물질을 분리해낸 뒤 칼라민을 뜻하는 라틴어 카드미아에서 이름을 가져와 카드뮴으로 명명했다. 카드미아는 카드무스의 땅이라는 뜻으로 칼라민은 테베지방에서 많이 나온다.



낙동강 상류에 있는 영풍제련소 내외부 지하수의 카드뮴 농도가 기준치보다 최대 1,600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풍제련소가 안동댐을 오염시킨다는 우려가 나오며 시작된 조사에서 지하수는 물론 안동댐 수원과 안동댐에 사는 물고기까지 카드뮴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은 안동댐을 거쳐 낙동강으로 흐른다. 영남 식수원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대책이 시급하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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