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공지영씨가 미국 측에 ‘내년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날선 비판을 내놨다.
공씨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분노를 넘어 내 눈을 의심했다”며 “단언컨대 자기 일신을 위해서라면 눈 하나 깜짝 않고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을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씨는 “이런 인간이 한국말을 한다고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라며 “이 소식 듣는 내 귀가 부끄럽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미국 측에 내년 4월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우려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정상회담은 한국당도 환영한다”면서도 “3차 북미 회담마저 또다시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금년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그런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정치권에서 파문이 확산되자 나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미국 당국자에게 의견을 전한 것을 두고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를 해오고 있다”며 “제가 틀린 말을 했느냐”며 강하게 반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미국 눈치 보지 말고 당연히 해야 할 말”이라며 “지난 1차 미북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가 없지 않았고 문 정권의 선거운동에 동원된 것은 삼척동자가 다 안다. 다시는 그런 우를 범하지 말라는 그런 뜻”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이번에도 총선 직전 신(新) 북풍몰이를 하려고 미국을 꾀어볼 심산이었을 것이다. 꼼수를 부리다 허를 찔린 이 정권의 적반하장”이라며 “(청와대가) 제1야당 원내대표 향해 대한민국 국민 맞냐고 묻고 있는데 전 누구 말처럼 남측국민이 아닌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국민이다. 남측국민으로서 굴종하고 침묵하지 않아 (청와대와 여권이)상당한 분노와 배신감 느꼈나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울러 나 원내대표는 “북핵폐기와 진짜 평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은 오히려 저희가 두 손을 들고 환영하지만 이벤트성 만남은 안된다”며 “문 정권 선거운동에만 쓰이는 한심한 일이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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