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같은 조건인 대만 증시에서 외국인이 오히려 7조원대의 순매수에 나선 것을 보면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결국 외부요인보다는 내부요인, 즉 국내 산업의 미래에 대해 더 크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국내 제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의 장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새로 바통을 이어받아야 할 혁신기업들은 규제에 막혀 싹도 틔우기 전에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 오죽하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타다 금지법과 관련해 “미래를 막아버리는 방법”이라고 한탄했겠는가.
이대로라면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돼도 외국인의 귀환은 기대하기 어렵다. 외부요인은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말해봤자 소용없는 외부요인 탓은 그만하고 내부요인 개선에 힘써야 한다. 우선 시장 자율성을 높이고 혁신을 북돋워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미중 무역갈등이나 MSCI 지수 조정과 상관없이 외국인이 다시 문을 두드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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