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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사회심리학]권력을 손에 쥐면 '탐욕의 동물'이 되는 이유

■로버트 치알디니 외 2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1940년 여름, 200여 명의 유대인들이 리투아니아의 일본 영사관으로 몰려들어 망명을 요청했다. 나치와 일본은 동맹관계였던 만큼 일본 당국은 이를 거부하라고 했지만 한 외교관이 이를 무시하고 밤낮으로 이들에게 비자를 발급해줬다. 바로 ‘일본의 쉰들러’라고 불리는 스기하라 지우네다. 자신의 경력과 가족의 생계를 건 그의 선택을 단순히 ‘착하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가 굶주린 사람들을 돕는데 앞장섰던 부모 아래서 자라 ‘우리’라는 개념이 보통 사람보다 넓었고, 우연히 한 유대인 소년과 친분을 맺었다는 상황이 뒷받침될 때 그의 행동이 온전히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행동은 개인적 요인과 상황적 요인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만들어진 산물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로 400만 밀리언셀러 ‘설득의 논리학’을 쓴 로버트 치알디니와 그의 동료 심리학 교수들인 더글러스 켄릭, 스티븐 뉴버그가 쓴 신작 ‘사회심리학’에서는 인간과 그들이 모여 이룬 사회에 관한 궁금증과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사회심리학은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받는지 과학적으로 탐구한 학문이다.

연구 경력 총합 130년에 이르는 사회심리학의 거장들이 머리를 모은 만큼 책은 고전 연구부터 학계의 최신 동향까지 빠짐없이 아우른다. 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주변 사람에 의해 정반대로 뒤바뀔 수 있다는 걸 밝힌 ‘솔로몬 아시의 동조 실험’, 인간이 권력을 갖게 되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잔인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필립 짐바르도의 공격성 실험’, 권위 앞에서는 한없이 비정해지기도 하는 게 사람이라는 걸 밝힌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 등은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책은 828페이지나 되는 분량에 방대한 이론과 연구 내용을 담고 있다. 2009년 원서(5판)가 출간된 이래 판을 거듭하며 미국과 유럽의 대학에서 교과서와 교양 입문서, 참고 도서로 애용되고 있다. 하지만 각 장의 도입부에 배치된 실존 인물들의 사례는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도 부담 없이 사회심리학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한다.

본문 중간마다 배치된 ‘박스(BOX)’에서는 여러 실험 내용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지속 가능한 결혼 생활을 위한 의사소통’ 박스에서는 ‘좋은 말을 해줄 수 없으면 차라리 침묵을 지킬 것’ 등 연구들이 개발한 부부를 위한 예절 원칙을 소개한다. 3만3,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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