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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정치]악수 대신 ‘손하트‘’눈인사‘…코로나가 바꾼 선거운동

교민 수용 천안→아산 바뀌자

野 “정치적” “힘의 논리” 분개

與 “선거활동 1주일 중단” 주장

선관위 “선거연기 검토 안 해”

인천 부평역지하상가에서 4·15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홍미영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31일 시민과 악수 대신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피켓을 들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당장 21대 총선이 75일 남은 상황에서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나며 국회도 비상 상황에 돌입했습니다. 선거철의 상징과도 같았던 유권자와의 악수는 ‘손하트’ ‘눈인사’로 대체됐습니다. 우한 교민들의 수용 장소에 대한 공방도 오갔습니다. 천안이 아닌 아산에 이들을 보호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야당이 “정치적 고려”라며 반발한 겁니다.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이 연기되는 건 물론이고 선거활동까지 잠시 멈추자는 논의도 나옵니다.

◇‘악수 금지령’ 떨어지자 손하트·눈인사로 대체

#장면1. ‘악수를 못하니 양해해 주십시오, 대신 따뜻한 미소로 인사드립니다’. 경기 파주갑의 조일출 민주당 예비후보가 점퍼에 하트 모양으로 새겨놓은 문구입니다. 주민 건강을 생각하자면 악수는 하기 어렵고, 그래도 자신을 알려야 하는 곤혹스런 상황에서 조 후보가 떠올린 아이디어입니다.

#장면2. 경기 고양시 한 지하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최성 전 고양시장은 마스크를 끼고 시민들을 맞이합니다. 두 손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수칙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민들에게 90도로 인사합니다. 많은 말을 해야 하는 후보자로선 마스크가 답답하기만 하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후보들의 선거운동도 그에 맞게 조심스럽게,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선거철의 정치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악수를 하는 사람들이지만 이번만큼은 악수를 아끼고 있습니다. 새로운보수당은 30일 당 후보자들에게 대화·악수·명함이 없는 ‘3무(無) 선거운동’을 제안했습니다.

예정된 선거사무소 개소를 연기하는 후보들도 있습니다. 선거사무소는 후보자와 선거 인력이 상주하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주 오갈수록 전염 가능성도 커진다는 우려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광주 광산갑의 이용빈 민주당 예비후보는 1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취소했습니다. 이 후보는 “주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안전이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역시 취소하며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교민 수용 장소 변경에 “정치적 고려 아니냐” 분개

중국 우한에서 온 교민들을 수용할 장소가 천안에서 아산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야당 국회의원들은 분노를 터트렸습니다. 천안은 민주당 지역(갑·이규희 의원, 을·박완주, 병·윤일규)이기 때문에 아산으로 수용지를 옮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었습니다. 격리장소인 경찰경찰인재개발원은 아산시갑 이명수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초사동,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경대수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증평·진천·음성에 있습니다.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천안 소재 시설로 선정하려다가 아산과 진천 소재 시설로 바꾼 것은 정치논리·힘의 논리로 밖에 볼 수 없고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 역시 “국제비상사태인 우한폐렴까지 정무적 유불리를 따지나. 도대체 이 정권의 의사 결정에는 투명성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의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교민 도착 업무를 지원한 관계자들이 입구에서 소독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선거활동 일주일 자제하자“…”선거연기, 검토한 적 없어“

여야 관계없이 선거 활동을 잠정 중단하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민주당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 TF’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지난 31일 첫 회의를 가진 후 “적어도 1주일이나 열흘 정도는 공식적인 선거활동을 중단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다”며 “다른 특정 정당이 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민주당이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선거운동을 하게 되면 악수는 안 하려고 해도 자동으로 하게 되고, 악수한 손이 바이러스 전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명함을 주고 받는 과정, 마스크를 끼지 않고 말하는 행위도 전염의 발병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단해야 한다는 게 TF팀이 내린 결론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선거 연기 검토’는 뜬소문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제196조는 ‘천재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선거를 실시할 수 없을 때는 대통령 등이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관위 관계자는 “그런 조항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선거 연기를 검토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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