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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박유천'의 은퇴번복, 연예인 활동 제재 방송 법안 촉구 불러올까?

경찰 조사를 위해 지난해 4월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청으로 출석하고 있는 박유천 씨. /사진=연합뉴스




유흥업소 종업원 성폭행과 필로폰 투약 등의 혐의 등으로 오랜 시간 활동을 중단했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34)이 연예계 복귀 의지를 밝혔다. 과거 박유천은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마약 투약이 사실로 드러나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마약 투약이 사실로 입증된 지금도 자숙은 커녕 각종 해외 행사에 참석 의사를 밝히며 은근슬쩍 연예계 활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

박유천의 첫 연예 복귀 활동은 지난 달 25일 태국 방콕 창와타나홀에서 열린 팬미팅 ‘러브 아시아 위드 박유천 인 방콕’이었다. 그는 팬미팅 자리에서 “현 상황을 잘 이겨내서 다시 활동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에게 “잘 버티고 있다. 이런 마음을 여러분한테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많이 힘들지만 잘 이겨내 다시 활동해보겠다. 여러분들로부터 받았던 것, 그 이상으로 돌려드릴 때까지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집행 유예 기간 중 해외 유료 팬미팅을 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논란이 됐는데 팬미팅에서 활동 의지까지 피력하자, ‘국내에서도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성폭행 의혹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을지 모르나 필로폰 투약 구매와 관련한 집행 유예는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그는 태국 팬미팅을 시작으로 해외 투자자를 만나거나 각종 해외 행사에 참석 의사를 밝히며 여전히 연예인으로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박유천은 지난해 초 전 연인 황하나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입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7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기소되기 전까지도 그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마약을 했다는 게 밝혀지면 은예계를 은퇴하겠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반면 뒤에서는 마약 음성 판정을 받기 위해 제모, 머리 염색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그의 공든 노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를 통해 다리털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면서 한순간에 무너졌다.

박유천 씨가 지난해 4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박유천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7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구치소에서 약 68일만에 석방됐다. 재판부는 그가 초범이라는 점과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이 선고했으며, 140만원의 추징금과 보호관찰 및 중독 치료도 함께 명령했다. 그는 재판에서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며 눈물을 보였지만 석방 이틀 만에 팬들에게 받은 선물과 행복한 일상을 공개해 비난을 받았다.

사회적으로 두 차례 물의를 일으킨 그가 방송 활동을 재개할 경우,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마약, 성폭력, 음주운전 등을 저질러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된 연예인의 방송 출연 및 금지를 규정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발의 당시 과도한 규제라는 반박도 나오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나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 23일 소관위원회에 상정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현행 방송법은 “범죄 및 부도덕한 행위나 사행심을 조장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연예인들의 출연을 법적으로 제재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방송 채널이 다양해지고 채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범죄 행위를 저지른 일부 연예인들의 방송계 진출이 활발해졌다. 이들은 세간에 잊혀질 때쯤 TV프로그램에 슬그머니 나와 시청자들에게 용서를 구해왔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가 수원 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은 출연자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등 수정을 거쳐 해당 법안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 1인 방송인들의 각종 사회적 문제도 불거졌기 때문이다. 만일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방송계에 큰 파장이 일어날 전망이다. 방송인들뿐만 아니라 배우와 가수들도 이를 피해 가지 못할 것이다.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박유천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예능 등 시청자들이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이 더 이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변명 창구이자 복귀무대가 되서는 안된다. 방송, 음악, 콘서트 등 수익은 다 챙기고, 자숙 없이 자신의 말을 번복하면서까지 연예인 활동을 이어간다면 대중의 비판은 더 강력한 법안 개정 지지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박유천을 비롯해 가수 승리, 정준영 등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우려는 이미 지난해부터 차곡차곡 쌓여왔다.

이들의 과거 행적을 눈감아주는 방송계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일부 제작진들은 시청률과 화제성에 혈안이 돼 범죄 행각을 일으킨 연예인들의 방송 복귀를 돕고 있다. 법으로 개인의 직업 선택과 영리활동을 막는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여길지 모르나 그들은 그만큼의 혜택과 명성을 누려왔다. 국내 연예계 복귀라는 박유천의 선택은 자유이지만 쏟아지는 뜨거운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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