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미 의회 폐쇄 여부가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비상계획 마련에 착수하면서도 현 상황에서 의회를 폐쇄하는 데 대해서는 일단 부정적인 기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0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세에 따른 의회 폐쇄 제안을 거부했다. 그는 “우리는 배의 선장이다. 우리가 가장 늦게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의회의 원격 투표 제안도 거부했다. 양당 최고위 인사인 펠로시 의장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모두 의사당에 의원들을 소집하는 권한을 포기하길 원치 않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양당은 만일의 사태에 대한 논의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양당 최고위층은 수천 명의 방문객과 직원, 의원들을 감염시키지 않기 위해 의회를 폐쇄할 필요성이 생길 경우 어떻게 할지 고심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70∼80대 의원이 적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상·하원의 최고령인 다이앤 페인스타인 의원과 돈 영 의원은 오는 6월이 되면 87세가 된다. 펠로시 의장과 매코널 원내대표, 내들러 법사위원장도 70대다.
일단 의회는 다음주 휴회할 예정이며 그다음 주에도 의원들이 의회 밖에서 머무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의원은 비상계획을 마련하라는 요청을 받은 상태다. 하원은 만일의 경우 원격지 근무를 위해 1,500여대의 노트북을 각 사무실에 배포 중이다. 또 작년에 쓰고 남은 예산으로 추가적인 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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