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신임 경찰의 임용을 축하하며 “책임수사와 민주적 통제를 함께 이루는 일은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며 경찰 개혁의 완수를 당부했다. 검경·수사권 조정법의 국회 통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대폭 확대되는 가운데 경찰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개혁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남 아산 경찰대학에서 열린 2020년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 참석해 “경찰 혁신은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더욱 굳건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경찰 간부 임용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18년에 이어 2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경찰 개혁의 중요성을 역설한 만큼 이날도 개혁을 주제로 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치안 분권을 위한 ‘자치경찰제’와 ‘통합경찰법’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하루빨리 민주적이면서 가깝게 체감하는 치안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도 끝까지 노력하겠다”면서 경찰 개혁에 속도를 낼 것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 인권상담센터, 영장심사관 등 경찰의 개혁 성과를 언급한 후 “정부는 경찰이 긍지를 가지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처우와 복지에 더 많이 투자하고 지원하겠다”면서 “2022년까지 2만 명 증원을 완료하고 법적·제도적 지원체계를 갖추겠다. 불합리한 직급구조를 정상화하고 막중한 역할과 책임에 상응하는 보수체계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경찰의 역할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청은 경찰 인재개발원을 우한 교민 생활시설로 제공하여 아산 시민들과 함께 감염병 극복의 모범사례를 만들었다”면서 “국민들은 상담과 신고, 검사 대상자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믿음직한 112를 눌렀고, 경찰은 신속대응팀을 꾸려 방역을 도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마스크 판매사기, 매점매석을 수사, 단속하고 흔들림 없이 치안을 지켜 어려운 시기 국민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면서 “코로나19를 완전히 이길 때까지 긴장의 끈을 굳게 잡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임용식은 변호사, 회계사 출신 등을 포함한 ‘통합 1기’ 임용식으로 진행됐다. 경찰대생, 경찰간부 후보생을 비롯, 변호사(20명), 회계사(1명) 등 경력직 채용자를 포함한 169명의 임용대상자가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변호사, 회계사도 경찰로 임용이 되면 경찰의 수사역량을 올리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다”면서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수사역량이 중요해졌는데 변호사의 참여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경찰은 조직의 다양성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변호사의 경력경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까지 모두 119명의 변호사 출신 경감을 배출했으며 회계사는 지난해부터 선발해 올해까지 모두 3명을 배출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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