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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팬데믹 쇼크, 제조·금융 연쇄부실에 정교한 대책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하면서 경제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급기야 12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이후 8년5개월 만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투자자들의 공포가 극심한 탓도 있지만 위기의 골이 깊고 이를 타개하기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로 산업현장에서는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들이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여행사 줄폐업에 이어 항공사들은 비행기 놓을 곳이 없어 발버둥을 치고 있다. 현금이 빠르게 고갈되면서 일부 대기업들은 당장 다음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의 상환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제표가 불안하거나 신용도가 떨어질 경우 투자자들이 조기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풋옵션 채권 역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것만 4조7,715억원에 이른다. 기업들이 대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한 것이다.

자영업도 장사가 안 돼 대출로 연명하면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1년 새 17조원 넘게 늘었다. 대구와 경북 등의 일부 저축은행은 부실채권 비율이 전국 평균의 2배를 넘는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 경우 제조·서비스업 부실이 금융으로 전염돼 시장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코로나19의 충격 극복 방안’에는 기업들의 우려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방안을 보면 사업용 항공기의 취득·재산세 면제와 유통업계의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규제 완화,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 임시공휴일 지정을 통한 내수부양 등 광범위하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위기 업종에 대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부채 동결, 법인·소득세 감면 등 파격 대책을 모두 꺼내야 한다. 지금은 저리대출 확대 등 뻔한 대책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국면이 아니다. 연쇄 부실의 쓰나미를 막을 수 있는 선제적이면서도 종합적인 비상대책을 만들지 않을 경우 경제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는 엄중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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