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은 제습냉방 및 건조공기 기술의 핵심인 ‘MOF 제습제’ 관련 기술을 에이올코리아에 이전하기로 하고 8일 기술이전 협약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이전의 핵심은 MOF(Metal-Organic Framework) 제습제다. MOF 제습제는 나노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수없이 난 수분 흡착제이다. 마치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처럼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하고 내뱉고 재생되는 특성을 통해 아주 약간의 전기만으로 ‘제습냉방기’와 ‘건조 공기 제조 시스템’을 가동될 수 있게 한다.
실외기에 의해 가동되는 일반적인 전기 에어컨은 하절기 피크 전력 문제는 물론, 도심 열섬화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실내 냉방을 위해 공기 중 잠열이 높은 수분을 먼저 없애고, 실내를 냉각하는 탓에 실내 체감온도는 추워지고 20~30%의 전기를 추가로 써야 한다.
하지만 초절전 제습냉방기는 ‘실외기 없는 에어컨’으로 MOF 제습제를 이용해 공기 중 수분을 없애고 쓰다 남은 70℃ 이하의 폐열을 이용해 수분을 머금은 제습제를 건조·재생시키기 때문에 전기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존 상업용 제습제(실리카겔, 제올라이트, 활성 알루미나)는 적어도 100~200℃ 이상의 온도에서 건조·재생된다.
또한 MOF 제습제는 기존 실리카겔 제습제 대비 전력소모량이 50% 이상 절감되면서 제습 성능은 55% 이상 향상된 특성을 나타낸다. 이에 차세대 에너지 절약형 제습·냉방기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조 공기 제조 시스템, 일명 ‘에어 드라이어(Air Dryer)’는 조선 및 자동차산업을 비롯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첨단 전자산업현장에서 제품의 품질 유지를 위해 쓰이는 제습장치이다.
에어 드라이어는 산업현장의 공기를 압축한 후 압축된 수분을 제거해 건조한 공기를 만드는데, MOF 제습제는 압축된 공기의 수분 제거에 쓰인다. 기존 제습제는 180~220℃의 고온에서 재생되는데 MOF 제습제는 압축기의 폐열(120℃) 이하의 온도에서 재생되고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 전기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장종산 박사는 “화학연의 기술은 태양열과 저온 폐열을 이용할 수 있는 MOF 제습제 기술로 실외기가 필요 없는 냉방, 에어 드라이어의 건조공기 제조 등에 응용성을 갖고 있어서 온실가스 저감과 환경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화학연의 MOF 제습제를 적용해 에이올코리아가 개발중인 제습냉방·건조공기 시스템의 상용화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화학연의 MOF 제습제 기술은 다수의 미국특허를 획득했고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및 2018년 정부출연연구원 우수성과 10선에 선정된 바 있다.
에이올코리아 백재현 대표는 “화학연의 MOF 제습제로 전량 수입중인 수분 제습제의 국산 대체와 함께 다양한 사업의 전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차세대 제습냉방 및 건조 공기 제조 시스템에 적용해 국내 시장을 선도하고 빠른 미래에 해외시장에 진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이올코리아는 화학연의 MOF 제습 로터를 탑재한 주택 및 제로 에너지 빌딩용 복합환기시스템과 제습 냉방시스템을 개발했고 2021년 상반기 사업화를 목표로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