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붉은여명', 1월부터 코로나19 경고…"조기에 확산방지 나서야"

행정부·외부 전문가 망라, '이메일 네트워크' 가동하며 '적극 대처' 목소리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이송하고 있다./뉴욕=AP연합뉴스

이른바 ‘붉은 여명’(Red Dawn)이라는 엘리트 e메일 그룹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부터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과감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촉구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붉은 여명은 지난 1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 인사들은 물론 외부 의료 전문가들이 연결된 e메일 네트워크다. 미 국토안보부의 최고 의료책임자인 듀에인 카네바가 주도해왔으며 네트워크 규모도 점점 커져 현재 수십명이 참여하고 있다. 붉은 여명은 미국인들이 외부의 침공에 맞서는 장면을 그린 1984년작 동명의 영화에서 따왔다.

카네바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생각과 우려, 이슈 등을 제기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외부 의료 전문가뿐 아니라 보건복지부(HHS),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토안보부, 보훈부, 국방부를 비롯한 연방기관 소속 박사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코로나19에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경고를 거듭 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늑장 및 부실 대응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보훈부의 카터 메처 박사는 지난 1월 28일 e메일에서 “추정 발병 규모가 이미 믿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나는 대학 문을 닫을 것을 절규한다”면서 과감한 조치를 주장했다.

미 조지아 공과대학의 에바 리 박사는 지난달 2일 e메일에서 “우리는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 서부, 동부, 남부 등 미국 전역이 (코로나19) 진원지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의 정책 지도자들이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 로버트 캐들렉 차관보는 2월 23일 e메일에서 무증상 코로나19 감염자를 거론하며 코로나 19의 미국 내 광범위한 확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NYT는 이날 다른 기사를 통해서도 앨릭스 에이자 복건복지부 장관이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한창 기승을 부리던 올해 1월 18일과 30일 두 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위험성을 알렸다고 전했다.
/김기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