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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행선지 누락된 A씨, 입국 뒤 잠수 탄 B씨”...입국자 관리 ‘허점’

코로나 해외유입 사례 끊이질 않아

방역 당국의 입국자 관리 허점 노출

전문가 “현 시스템 보완 필요” 지적

방역지침 준수하는 국민 협조도 절실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마련된 해외입국자 전용 대기소의 모습./영종도=연합뉴스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A(27)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오후7시가 넘어 입국장에 도착한 그는 휴대폰에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출입국심사원과 보건소 직원 등을 통해 세 차례에 걸쳐 국내 체류지가 ‘충북 충주’라는 사실을 방역당국에 알렸다. 이후 충주보건소에도 수차례 전화를 걸어 행선지를 통보했고 보건소 측은 KTX 오송역에 충주행 버스가 배차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오후11시 오송역에 도착한 A씨에게 배차된 버스는 없었다. A씨가 오송역 근무자를 통해 충주시에 연락할 때까지 시가 A씨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뒤늦게 안 충주시는 서둘러 배차를 했고 A씨는 새벽1시가 돼서야 차량에 탑승해 격리 장소로 이동했다.

이태원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해외에서 유입되는 입국자 관리에서도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가 연일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해외입국자에 대한 방역당국의 보다 촘촘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입국자가 위치추적을 피해 휴대폰을 끄고 방역당국에 알리지 않은 엉뚱한 장소로 이동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해외에서 체류하다 인천공항에 입국한 B(23)씨는 검역관리 절차에 따라 휴대폰에 자가격리 앱을 설치한 뒤 연고지인 전남 나주까지 지인의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겠다고 방역당국에 알렸다. 하지만 그가 찾아간 곳은 나주가 아닌 서울 강남의 신사동이었다. B씨는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가격리 앱이 깔린 휴대폰을 꺼뒀다. B씨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조사를 통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시민들은 특별입국절차에 따라 자가격리 앱 설치와 함께 체온 측정, 인적사항 기재 과정 등을 거친다. 입국자들은 관할 보건소 등과 상의해 자차나 대중교통을 이용, 자가격리 장소까지 이동한다. 이때 안전관리 앱은 항상 작동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B씨의 사례처럼 휴대폰을 끄는 경우 경찰이 이를 곧바로 파악하고 신병을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라면 ‘조용한 전파원’이 될 수 있는 시간이다.



문제는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협업하고 있는 현행 입국자 관리 시스템이 기관별 소통 미흡으로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입국자는 공항에서 방역당국에 행선지를 알리고, 휴대폰에 설치된 자가격리 앱은 자동으로 관할 보건소에 입국자의 행선지를 통보해준다. 하지만 A씨의 경우처럼 방역당국과 지자체 간 소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입국자 관리에도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방역 전문가들은 현 시스템에 대한 보완과 함께 국민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무단이탈자 발생 시 ‘자가격리 밴드 착용’이 아니라 ‘즉시 출동과 즉시 상황 정리’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현행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원수 한국방역협회장은 “현 시스템이 최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찰이 계속 관리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국민들의 높은 의식 수준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99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는 1,145명이며 90.3%가 내국인이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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