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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악' 무너진 美소비…'경제 재가동'이 돌파구 될까

실업률 15% 달하며 지갑 닫아

4월 소매판매 16.4% 곤두박질

소비 위축에 2분기 역성장 전망

48개州서 봉쇄완화 나서지만

코로나 확산 우려에 효과 미지수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최악의 소비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 경제의 70%를 떠받치는 소비지출이 급속도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본격화하는 경제 재가동이 소비를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6.4% 폭락했다.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12.3%보다도 훨씬 낮은 것이다. 3월 -8.3%로 1992년 집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고 또다시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수직으로 하락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소매판매 감소”라고 전했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전방위적 봉쇄조치가 내려진 4월 소비활동이 급격하게 위축됐음을 보여준다. 음식점이나 상점 등이 문을 닫으면서 미국인들은 비필수 품목에 대한 지출을 대폭 줄였다. 가구점 매출이 66.5% 추락했고 가전제품이 -64.8%, 스포츠용품 -48.9%, 레스토랑 및 바 -48.7% 순으로 판매가 급감했다.

실업대란으로 미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급감한 것도 한몫했다. 지난주(5월4~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98만건을 기록해 3월 셋째주 이후 8주간 실직한 근로자가 무려 3,650만명에 달한다. 4월 실업률은 14.7%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실직자나 근로시간이 줄어든 이들 중 36%가 각종 청구서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고 응답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올 2·4분기 경제가 30% 이상 역성장할 것이라는 게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이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코로나19가 깊고 긴 침체를 남길 수 있으며 수년 동안 경제의 생산성과 가계 및 기업의 지불 능력에 지속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의 의료장비 공장에서 생산된 미국산 의료용 장갑 옆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 /앨런타운=AP연합뉴스


시장은 이달부터 대부분의 주가 속속 봉쇄조치를 완화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다음주 초 미국 전체 50개 주 가운데 48개 주가 부분적 경제활동 재개에 나선다. 아직 경제 재가동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주는 코네티컷과 매사추세츠 2곳뿐이다. 코로나19 확산이 극심한 뉴욕주에서도 경제 정상화를 위한 조건을 충족한 주 내 5개 지역에 한해 15일부터 건설 등 일부 부문을 재개하기로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전면 폐쇄에 들어간 지 약 2개월 만인 오는 26일부터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오프라인 객장을 다시 운영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의 의료장비 공급업체를 찾아 경제 정상화를 재차 강조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공장을 둘러본 후 그는 “인공호흡기·마스크 등 전략 의료장비의 3개월 치 비축량을 확보하겠다”며 경제 재개 이후 발생하는 어떠한 사태에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이번 방문은 5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마스크 생산시설인 허니웰 공장 방문에 이은 9일 만의 탈(脫)워싱턴 현장방문으로 대표적 경합주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의 중요성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가 상당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소비가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애널리스트는 “우리가 백신을 갖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정상적인 소비습관으로 돌아가기를 꺼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외환시장 공동책임자인 자크 팬들은 CNBC에 코로나19 사태가 2차 확산으로 악화할 경우 연준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정정책이 우선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채택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마이너스 금리는 고려 중인 조치가 아니라고 일축한 바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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