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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정치] 中시진핑에 넘어간 '한반도 운전대'

남북 정상 모두 이달 시진핑에 러브콜

文대통령은 '연내 방한' 추진에 '올인'

잠행 깬 김정은은 경제·보건 협조 도모

習 관심은 미국에... '가교역할'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4·15 총선 대승으로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에 다시 한 번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존재감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각국의 정치적 계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남북·북미 관계가 해빙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남과 북 모두 한반도 문제에 냉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할에 더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다만 중국의 관심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국과의 패권 다툼을 앞두고 주변국과의 협력체계 구축에만 쏠려 있어 시 주석이 우리가 원하는 남북 가교 역할을 해줄지는 미지수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文대통령, 시진핑에 ‘평화 지지’ 러브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시 주석과 정상 통화를 갖고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에서는 한국만큼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언급 사실을 확실하게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방한은 중요하다”는 인식 정도는 내비쳤다.

한중 정상 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 후 다섯 번째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해 두 차례 정상통화를 나눈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뿐이다. 문 대통령은 사실 코로나19보다 훨씬 앞서 시 주석 방한에 공을 들여 왔다. 당초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방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코로나19가 갑자기 확산되면서 그 기한이 연내로 연장됐다.

시 주석 방한 추진엔 경제협력 확대 도모 등의 이유도 있지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확보 역시 빠질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중국 역시 한국전쟁의 당사자인 데다 여전히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는 만큼 북미 간 종전 선언 등에 시 주석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국 정상은 이날도 한반도 정세에 대해 협의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일관된 지지의사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한반도 긴장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김정은. /연합뉴스


김정은은 中에 경제·보건 협조 손짓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보다 먼저 시 주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신변이상설’을 깨고 나온 직후인 지난 7일 시 주석에게 구두 친서부터 보냈다. 북한 노동신문은 당시 “총서기 동지가 중국 당과 인민을 영도하여 전대미문의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확고히 승기를 잡고 전반적 국면을 전략적으로, 전술적으로 관리해나가고 있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고 축하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서한을 보낸 건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지난 2월1일 이후 석달 만이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모두 2월과 5월 석 달을 사이에 두고 시진핑과 의견을 교환한 것이다. 시 주석은 김정은에게 이에 대한 답변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원한다”며 “나는 북중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이 같은 행보가 코로나19로 보건·경제 분야에서 궁지에 몰린 현실을 타파할 일종의 전략으로 진단했다. 보건협력을 중심으로 중국과 무역 정상화를 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를 둘러싸고 갈등 관계에 휩싸인 가운데 중국의 편을 확실히 들어 ‘혈맹’ 지위를 재확인하고 각종 협조를 얻어내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 측에 힘을 실으며 가장 중요한 카운트 파트너인 미국에도 존재감을 알리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연합뉴스


시진핑이 ‘남북 가교역할’ 할까?... 미지수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문 대통령이 원하는 남북 방역협력의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현재 응답이 없는 북한과 일단 보건협력부터 시작해 점차 대화와 협력을 넓혀가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문제는 시 주석이 과연 진지하게 남북 문제에 관심을 두느냐이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는 후순위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시 주석은 코로나19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지난 3월부터 각국 정상과 전화 외교를 적극 펼치고 있다. 중국 주요 언론과 중국 정부에서도 문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소개할 때 시 주석의 방역 리더십 칭찬과 한중 보건협력 강화에 방점을 찍어 발표했다. 청와대 발표처럼 시 주석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지지를 보냈다는 내용은 찾기 힘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더 이상 한반도 문제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시 주석의 관심 역시 미지수라는 진단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6·15 선언 20주년을 맞이해 북측에 공동행사를 공식 제안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민간단체에서) 연초에 북쪽에 (공동행사를) 제의했는데 아직 아무런 답변도 없다”고 밝혔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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