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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북미회담 2주년] "김정은, 강경파 리선권 앞세워 '트럼프 재선' 정조준

■서울경제 펠로 및 전문가 진단

"ICBM 등 레드라인 경고로 대북압박"

"코로나, 인종 문제 위기 트럼프 노려"

"이르면 7~8월 ICBM 또는 SLBM도발"

"北 목표는 개성공단 등 대북 제재완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서경 펠로(자문단) 및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 때리기’에 이어 6·12 북미 정상회담 2주년에 맞춰 강경파인 리선권 북한 외무상을 내세운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미 비핵화 협상의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재선을 준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진단했다.

서경 펠로인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과 교수는 “원래 북한의 핵심 목표는 워싱턴이었는데 서울을 발판으로 미국으로 넘어가는 형국”이라며 “김 위원장은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해결돼야 서울과 해결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리선권 담화는 북한의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의 진전된 태도변화가 없으면 무력 도발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하면서 대북정책이 재선에 유리하지 않게 전개될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왼쪽부터 박원곤 한동대 국제역학과 교수,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과 교수,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와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국내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은 미국이 ‘제재완화’ 등 자신들의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을 막는 리스크 관리인데 북한이 ICBM 등 레드라인을 넘게 되면 재선 정국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그 틈새를 파고 드는 거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2주년 기념 대북 메시지와 관련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며 “미국은 북한 사람들이 더 밝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에 관여하는 데 대해 전념하고 있다”고 북측에 유화 메시지를 냈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잠수함 시찰은 지난달 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첫 군사 분야 공개활동이다. 조선중앙TV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이 위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붉은 원)과 함교탑 위 레이더와 잠망경 등이 위치했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파란 원)을 각각 모자이크 처리했다./연합뉴스


하지만 미 조야에서 북한의 비핵화 전 제재완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큰 만큼 트럼프 대통령도 양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르면 7월에서 늦어도 8월께는 ICBM 또는 레드라인에 준하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 4차 확대회의에서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을 논의했다”며 “8월이나 10월 정도 ICBM 또는 SLBM을 시험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신 센터장은 “8월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일정이 잡혀 있고, 10월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무력 도발을 통해 힘을 과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남 교수는 “북한이 IRBM을 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이 무산되니 빨리 제재를 해제하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준 것”이라며 “이르면 7~8월에 일본 열도를 넘어가는 IRBM을 발사할 수 있다. 8월을 넘길 경우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이 임박해 북한을 신경 쓸 여유가 더 없어진다”고 판단했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연합뉴스


실제 북한은 그간 무력도발을 감행하기에 앞서 책임론을 강조하며 명분을 쌓은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리선권 담화에서 보듯이 김여정 담화 및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 이후 연락선 차단 등의 조치들이 표면상으로는 대북전단 문제이나 궁극적으로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도발 행위가 있을 경우 명분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성공단 전경./연합뉴스


북한이 레드라인에 준하는 무력도발을 시사한 것은 결국 대북제재 완화를 받아내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박 교수는 “코로나 19와 고강도 대북제재로 북한 내부의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 김 위원장이 원하는 것은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등 제재완화”라며 “북한은 미국이 인도주의적 명분을 통해 제재 면제 조치를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봤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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