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에서 1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의 거래량이 전월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아파트 거래량이 4월보다 증가한 가운데 고가 아파트가 이를 주도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이른바 절세용 초급매가 시장에서 대거 소화된 것이다.
15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4,062건으로 4월(3,020건)에 비해 34.5% 증가했다. 아직 신고기간(계약체결 후 30일)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5월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액대별 거래량을 살펴보면 15억원 초과 아파트가 전월 대비 75.82%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어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63.30%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37.61%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21.65% △3억원 이하 19.55% 순으로 증가했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가격대별 매매량 증가율은 9억원 이하(36.5%), 9억∼15억원(41.5%), 15억원 초과(67.9%) 순으로 높았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9억원 이하(26.9%), 9억∼15억원(90.6%), 15억원 초과(178.9%) 순으로 거래량 증가율이 높아졌다.
올해 초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월에 풍선효과로 인해 중저가 아파트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2·20부동산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3~4월은 거래량이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5월 들어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절세용 초급매가 소진되면서 집값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직방의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하 등으로 주택시장에 부동자금이 유입될 수 있지만 강력한 대출규제로 인해 단기적으로 주택수요가 급증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가 추가 대책을 곧 내놓을 예정인데 주택시장의 상승장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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