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월가를 뒤흔들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강한 경계심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월가 투자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 “주식 시장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이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2% 이상 급락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감염자 급증 외에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시에나대학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오늘 대선이 열린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50%를 얻으며 36%를 얻는 데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14% 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10.16포인트(2.72%)나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2.59%, 2.19% 떨어졌다. CNBC 진행자인 짐 크래머는 “이 같은 현상은 ‘바이든 움직임’”이라며 “그는 자본에 친화적이지 않은 인물로 보여, 그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앞서 법인세를 현재의 21%에서 28%로 높이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는데, 이에 따르면 내년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 전망치가 170달러에서 150달러로 대폭 떨어질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도 반대하고 있다. 그는 기업들이 자사주가 아닌 일자리 창출과 경기 확장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뉴욕증시에서 자사주 매입은 강세장을 주도한 요인이었다는 점에서 월가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RBC 캐피탈 마켓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코로나19 2차 파동보다 대선 결과를 더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7명의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3%의 응답자가 11월 대선을 주요 시장 변수로 꼽았으며, 코로나19 2차 확산을 결정적 변수라고 답한 응답자는 68%였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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