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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지방선거 참패…코로나에 실망한 프랑스 민심 '좌향좌'

주요 대도시 시장 '녹색당 바람'

사회당 이달고 파리시장도 재선

정적 필리프 총리까지 당선 확정

마크롱·집권당 국정동력 떨어져

좌파 총리 등 개각카드 쓰겠지만

디지털세 논의 등 불확실성 고조

대권 입지 다진 이달고 프랑스 사회당 소속의 안 이달고(가운데) 파리시장이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참패하고 중도좌파 성향의 녹색당이 약진했다. 이번 선거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어 여당이 사실상 참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초의 여성 파리시장인 안 이달고 시장은 재선에 성공하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텔레비지옹 등에 따르면 지방선거 결선투표 직후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결과 리옹과 보르도·스트라스부르 등 주요 대도시에서 녹색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제2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인 미셸 뤼비올라가 집권당 후보를 10%포인트 차로 제치고 당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3의 도시 리옹과 스트라스부르·보르도에서도 녹색당 후보의 시장 당선이 유력하다.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마저 남서부의 해안도시 페르피냥에서 중도파 연합후보에게 5%포인트 격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처음으로 극우정당이 인구 10만명 이상 도시에서 시장 배출을 앞둔 상황이다. 마린 르펜 RN 대표는 페르피냥 지역의 승리에 대해 “진정 위대한 승리”라고 자축했다.

28일(현지시간) 선거 승리를 선언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시장. /EPA연합뉴스


특히 사회당 소속인 이달고 파리시장은 출구조사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경쟁자들을 제치고 개표 완료 전에 승리를 선언했다. 이달고 시장은 이번에 재선에 성공하며 대권주자의 반열에 올랐다. 여론조사 기업 해리스인터랙티브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50.2%, 입소스 조사에서는 49.3%의 득표율을 보였다. 각각의 조사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프랑스 공화당 후보 라시다 다티 전 법무장관이 2위, 집권당인 레퓌블리크앙마르슈의 아녜스 뷔쟁 전 보건장관이 3위를 차지했다.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프랑스 전역에서 거대한 도약이 일어나고 있다. 사회당과 녹색당 연합이 더 공고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경쟁자인 공화당 소속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노르망디 르아브르 시장선거에 출마해 58.8%의 득표로 당선을 확정했다. 프랑스에서는 헌법상 중앙정부 각료와 지방자치단체장의 겸임이 허용된다. 필리프 총리는 총리로 재임하는 동안 시장직을 수행하지 않고 대리시장에게 시정을 맡길 계획이다.



이번 선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선거가 3개월 연기되면서 정부 여당의 정책실패와 혼선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이 덕분에 이번 선거에서 녹색당을 중심으로 한 중도좌파의 약진이 뚜렷했다. 중도파 소수정당인 민주독립연합(UDI)의 장크리스토프 라가르드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맞서 좌파진영이 녹색당을 중심으로 새롭게 결집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투표한 뒤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EPA연합뉴스


중간평가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마크롱 대통령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시베스 은디아예 엘리제궁 대변인은 “우리 내부의 분열이 실망스러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패배로 국정동력이 떨어진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정치적 파트너를 새롭게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장 자신보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필리프 총리의 전격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필리프 총리가 차기 주자로 부상하는 것을 막고 이번 선거 결과를 반영해 좌파 성향의 총리를 내세워 국정쇄신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로뉴스 등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는 오는 2022년 프랑스 대선 전의 주요한 정치적 지표로 해석된다”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위상 약화로 미국과의 디지털세 논의와 영국과의 노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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