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일자리 박람회를 운영하는 곳이 은행이란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국민은행이 지난 2011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KB 굿잡’ 이야기다.
이 행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남규 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 팀장은 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은행이 수행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이 기업활동을 지원해주는 것”이라며 “인력채용의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 우량 인재를 연계해주는 KB굿잡은 은행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사회적 역할”이라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에는 우수인력을, 구직자에겐 우량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자리정보제공 프로젝트로 출발한 KB굿잡은 자타공인 국내 최대 일자리 박람회로 평가된다. 2011년 1월 론칭 이후 올 상반기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박람회가 열렸다. 5월 말 현재 누적회원은 개인 6만 7,887명, 기업 1만 4,297개. 이를 통해 지금까지 약 1만 6,000여 개의 일자리가 제공됐다. 행사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전액 은행이 담당한다. 중소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행사장을 오가는 교통비 정도다. 흥미로운 점은 인력을 채용하면 은행이 1인당 100만 원씩 최대 1,000만 원의 채용지원금까지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인력을 채용하려면 채용과정 중 마케팅비용, 헤드헌터를 썼을 경우 수수료 등의 부담이 발생하지만 KB굿잡을 통하면 비용을 보전할 수 있고 채용지원금까지 수령할 수 있다”며 “대신 기업은 구직자를 정규직으로만 채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B 굿잡에 참여하기 위해 반드시 국민은행과 거래해야 할 필요는 없다. 올 6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으로 박람회가 진행됐는데 동반성장위원회, 코스닥상장사협의회, 무역협회 등 각 산업별 유관 기관이 추려낸 3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KB굿잡의 또 다른 특징은 오픈형 채용연계다. 구직자에겐 공신력을 갖춘 은행이 추천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소개하고 구인기업은 등록된 이력서를 통해 기업 인재상에 맞는 구직자를 추려낼 수 있다. 기업은 KB굿잡에 등재된 채용정보를 활용해 수시로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
이 팀장은 “KB굿잡의 최대 강점은 구직자와 구인기업 간 쌍방향 소통”이라며 “구직자는 채용 컨설턴트에게 조언을 받아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이력서를 올리고 구인기업은 업종, 지역, 연봉수준 등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게끔 맞춤형 구직자 선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KB굿잡은 이 팀장을 비롯해 박종찬 차장, 김태미 과장, 이재은 대리 등 총 4명의 인력이 꾸려나가고 있다. 국내 최대 일자리 박람회 운영단치고는 다소 규모가 작다.
김태미 과장은 “KB굿잡을 통한 구직수요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의 사회적 기여활동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많은 구직자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이 업무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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