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북한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날선 지적을 내놓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구시대적 사고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판문점 선언 당시 대통령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서 실무를 총괄했던 윤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의 생각은 ‘민주당 정부가 한미동맹을 등한시한다’는 선입견과 편견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못한 구시대적 사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전혀 근거가 없는 평가”라고 지적한 뒤 “지난 세 차례 정상회담과 그 후속조치는 북한에 끌려다니며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우리의 주체적이고 지난한 노력의 결과”라고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이어 “한미동맹을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얘기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전략적 입지가 더 궁색해졌다는 평가도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지금 이 순간 어려움이 제기되고 있으나, 지난 보수정부에서 있었던 전쟁의 불안감은 단연코 지금 우리 곁에 없다”고도 적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대북제재는 목적이 아닌 비핵화의 수단일 뿐으로, 문재인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반 위원장은 국가원로로서 일방의 편견과 선입견을 벗고 원칙과 중심을 잡아달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반 위원장은 전날 ‘글로벌 외교안보포럼’ 세미나에서 정부 대북정책에 대해 “조급한 마음으로 구걸하는 태도”라며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 주한미군 감축 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일부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정치인들이 한미 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감축을 거론하는 데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상당히 고위직에 있는 분들이 아무리 해도 주한미군이 절대 나갈 리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걸 보고 참 경악스러웠다”고도 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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